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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깨비]

드라마 [도깨비(Guardian)] - 도깨비 '김신'(공유)

by 애니그마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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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도깨비 '김신' [출처:구글]

 

 

고려의 무신이었던 '김신'.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한 때, 고려의 무신이었던 '김신'. [출처:구글]

"그는, 물이고 불이고 바람이며...
빛이자 어둠이다.
그리고 한 때... '인간'이었다.
백성들은 그를 '신'이라 불렀다.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채,
적을 베고 나아가는...

그는 문자 그대로 '무신(武神)'이었다."


전쟁터가 비치고, '김신'이라는 고려의 무신은 끊임없이 적을 베어 넘어뜨린다. 그렇게 그는 피가 튀는 전장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승리를 만든다. 전장에서 살아남은 김신과 부하들은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왕이 있을 궁궐 앞에 다다르지만, 왕에게 그는 달갑지 않은 존재인 것 같다. 이미 '박중헌'(김병철)이라는 간신은, 세 치의 혀로 임금의 눈과 귀를 멀게 만들었다.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죽임을 당하는 김신과 그의 누이. [출처:구글]

 

"그는 적의 칼날은 정확하게 보았지만...
자신을 향한
어린 왕의 질투와 두려움은 보지 못했다.
그것이 자신에게 겨눠진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었음을...
그는 알지 못했다."


김신의 가문 사람들은 죽임 당하고, 누이인 왕비(김소현)도 화살에 맞는다. 김신은 가장 아끼는 부하의 칼에 죽는 것을 선택하고, 인간으로서의 김신은 이렇게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다.

"그 누구에게도 빌지 마라.
'신'은 듣고 있지 않으니...
하루 중 가장 화창한 '오시',
그는 자신이 지키던
주군의 칼날에 죽었다."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하지만 그는 이렇게 끝나지 않았다. [출처:구글]

 

"너의 백성의 염원이 널 살리는구나.
하나 너의 검에는 수천의 피가 묻었다.
너에게는 적이었으나, 그 또한 신의 피조물.
홀로 불멸을 살며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아라.
그 어떤 죽음도 잊히지 않으리라.
내가 내리는 '상'이자, 그대가 받는 '벌'이다.
오직 '도깨비 신부'만이 그 검을 뽑을 것이다.

검을 뽑으면,
'무'로 돌아가 평안하리라."


죽은 채, 들판에 버려진 김신은 백성들에게는 슬픔의 대상이었고,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이를 보던 '절대자’는 그에게 상이자 벌을 내린다. '도깨비'로 불멸의 생을 사는 신적인 존재가 되는 것. 이 저주는 오직 '도깨비 신부'만이 풀 수 있으며, 신부를 만나면 그는 평안해질 수 있다. 죽기 위해 사랑을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하고 쓸쓸한 저주. 이렇게 그는 심장에 자신의 칼이 꽂힌 채, 인간이 아닌 반신의 형태로 부활하게 된다.

그렇게 900년을 살아온 '도깨비'.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대대로 '도깨비의 가신'의 역할을 하는 '유 씨'가문의 어린 덕화. [출처:구글]

 

"네가 '덕화'구나.
나는 그대의 '삼촌'이었다가 '형제'였다가,
'아들'이었다가 '손자'가 될 사람이다...
잘 부탁한다."



김신은 이렇게 900년 동안 '도깨비'로 살아왔으며 인간을 초월한 능력들을 부렸다. '도깨비'라 하면 보통은 뿔이 달린 방망이를 든 괴물의 모습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왜곡된 이미지다. 실제 우리가 동화들에서 접하는 도깨비의 모습은, 일본의 '오니'라는 요괴의 모습이다. 일제강점기에 의해 이런 왜곡된 이미지가 심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우리 설화에 나오는 도깨비는 뚜렷한 형태를 가지지 않으며, 인간을 홀리는 형태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라고 말하는 설정들을 보면 극에서 나오는 도깨비의 능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니'의 모습보다도 우리 설화에 나오는 도깨비의 모습과 더 닮아있다. 이런 도깨비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들이 있는데, 부활했을 당시, 그와 함께했던 할아버지와 손자의 자손들이 그 긴 시간 동안을 비밀리에 가문 대대로 '도깨비의 가신'으로 살아온다. 대기업 '천우그룹'의 '유 회장'과 그의 손자 '유덕화'가 대대로 내려온 그 가문의 후손들이다. 김신은 이 대기업의 실소유주이며, 주기적으로 가짜 신분을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이다.

도깨비 김신
도깨비 김신
인간들의 수호신이 되는 '도깨비'. [출처:구글]

 

"나는 수천의 사람들에게 '샌드위치'를 건넸다.
하나 그대처럼 '나아가는 이'는 드물다.
보통의 사람은 그 기적의 순간에 멈춰 서서
한 번 더 도와달라고 하지.
당신이 있는 걸 다 안다고.
마치 기적을 맡겨 놓은 것처럼...

그대의 삶은 그대 스스로 바꾼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대의 삶을 항상 응원했다."


그는 이렇게 긴 시간을 살면서, 인간들의 곁에서 '수호신'노릇을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외국에 입양된 소년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생활고로 자식을 남겨두고 세상을 뜨려 하는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는 등, 인간들의 삶에 개입해, 샌드위치를 건네며 '기적'을 행하는 '따뜻한 도깨비'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기적'은 신이 도운 것과 같은 '행운'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개척하려는 '의지'인 듯하다. 결국 신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묵묵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 마음 약한 신이 샌드위치를 건네는 날이 오게 될지도.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도깨비의 고뇌. [출처:구글]

 

"신이 정말...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 주는 거라면,
날 너무 '과대평가'한 건 아닐까 싶다..."



도깨비로 되살아난 그였지만, 그는 항상 고뇌를 안고 살아간다. 그는 때가 되면 어김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겪어내야 했으며, 그 어떤 죽음도 잊히지 않았다. 그가 사랑했던 이들은 그를 홀로 남게 하고 떠났으며, 그는 오랜 세월을 외롭게 살아간다.

 

도깨비 신부, '지은탁'.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은탁이와의 첫 만남. [출처:구글]

 

"근데 그 꽃은 뭐예요?"
"가라면서 왜 말 걸어?"
"알았어요~ 가세요."
"메밀꽃."
"(피식) 그게, 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요.
줘 봐요, 아저씨랑은 안 어울려요."
"허! 처음 듣는 소리야. 진짜 처음이야, 진짜!"
"줘도 돼요... 오늘 제 생일이거든요...
아주 우울한 생일..."

"근데 메밀꽃은 '꽃말'이 뭘까요?"
"연인."


도깨비 신부인 은탁이와는 이렇게 처음 대화하게 된다. 생일인 은탁이는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스스로 생일 파티를 하는 짠한 모습을 연출하다가 촛불을 부는데, 도깨비는 은탁이 있는 바닷가에 나타나게 된다. 촛불을 불어 끄는 행위는 도깨비 신부인 은탁이가 '도깨비를 부르는 방법'이라는 설정이다.


도깨비 김신
가슴에 꽂힌 검을 볼 수 있는 은탁. [출처:구글]

 

"처음 봤을 때부터 보였어요, 이 검.
그럼 나 이제 뭐예요?
나 아직도 도깨비 신부 아니에요?"
"... 맞는 것 같다."
"진짜요? 그럼 나... '효용가치', 그거 생기는 건가?
그럼 아저씨 이제 안 떠나는 거예요?"

"일단은...
더 멀리 떠날 준비를 해야 할지 몰라서..."


촛불을 불어 도깨비를 부를 수 있는 은탁은, 범상치 않은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귀신을 보기도 하고, 김신이 문을 열어 캐나다로 이동하는 능력을 쓸 때도, 김신을 따라 같이 올 수 있는 등, 그를 놀라게 만든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김신의 가슴에 박혀 있는 검을 보는 것으로 '도깨비 신부'인지 여부가 밝혀지는데, 은탁이는 도깨비가 불멸의 생을 끝낼 열쇠가 되는 '도깨비 신부'가 맞았다.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사랑의 물리학. [출처:구글]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이렇게 둘은 점점 가까워지게 되는데, 단순히 도깨비 신부로서의 효용가치를 넘어 김신은 은탁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어느 가을날, 은탁을 보며 이 감정은 '사랑'이라고 느끼게 된다. 상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것에 뒤이을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복잡한 심경의 모습을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실제로 대사에 인용된 시는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이다. 실제 김인육 시인은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기도 하단다. 개인적으로도 도깨비를 통해 알게 되었고, 참 좋아하는 시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느낌을 저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사랑의 감정을 물리학에 빗대다니... 문, 이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명문이지 않나 생각한다. 근데... 900년을 살면서 저 얼굴에, 저 능력에 첫사랑이 지금이라는 건 좀... 설정상 상당히 개연성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그가 도깨비로 부활한 그 자리. [출처:구글]

 

"자, 그럼 이제 이뻐져 보십시다~
마지막으로 남기실 말은?"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미래를 내다본 김신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채로 웃고 있는 은탁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순리로 받아들이고 최후를 준비한다. 신변을 정리하고 주변인들과 작별을 하는 등 준비를 마치고 자신이 도깨비로 부활했던 그 자리에서 은탁에게 검을 뽑아 '예쁘게 해 달라'라고 부탁한다. 은탁은 이 검을 뽑았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언조로 은탁에게 말을 남기는 장면은 도깨비의 수많은 명장면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다. 영상미도 좋고, 대사도 시가 따로 없다. 수도 없이 패러디된 장면이다. 근데... 검이 잡히지 않아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예뻐지지' 못한다.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죽음 앞에 자꾸 망설이는 도깨비. [출처:구글]

 

"인간의 수명, 고작 백 년.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나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그렇게 후에도 검을 뽑으려는 시도는 이어지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간절히 저주의 종식을 바라왔을 도깨비였을 테지만 뒤늦게 그는 살고 싶어 진다. 도깨비신부와의 기억이 많아질수록 그는 그 끝에서 망설이게 된다. 그가 삶에 미련을 가졌던 건 '불멸의 삶'때문이 아니라, 은탁이와의 '시간'이었을 거다. 그런데, 이렇게 도깨비 신부가 본연의 존재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점점 소멸의 위기를 겪는다는 것이 극의 설정이다. 이렇게 은탁이에게 점점 위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시작한다...

 

 

 

'저승사자'와의 불편한 동거.

도깨비 김신
매우 상스러운 갓을 썼군. [출처:구글]

"도깨비?..."

"저승사자?... 매우 상스러운 갓을 썼군."


'도깨비'와 '저승사자'(이동욱)의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시작부터 패션에 대한 디스로 시작되는 관계다. 이런 모습들이 이 두 남자의 디폴트값이다. 만나면 끊임없이 으르렁거리며 신경전을 벌인다. 이런 모습들은 매우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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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게 되는 도깨비와 저승사자. [출처:구글]

 

"도깨비와 얼굴 붉히는 우를 범해 보시겠다?"
"사자와의 계약이 어떤 건지 잘 알 텐데?
이 집 대신 방금 나간 그 친구 데려가도..."
"할 수 없네. 빈방 많으니까 써~
내 집이다~ 생각하고."
"내 집이야."
"내 집이야~
도깨비 터에서 도깨비를 쫓아낼 수 있으면
어디 한번 파이팅."


오랫동안 집을 비울 예정이었던 도깨비의 집을 조카인 '덕화'(육성재)가 부동산에 내놓고, 이를 저승사자가 계약하면서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도깨비는 덕화에게 '저게 뭔지 알고 집에 들인 거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저승사자 또한 져줄 생각이 없다. 이렇게 둘은 한 집에서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다.

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도깨비 김신
심심하진 않겠다. [출처:구글]

"씁... 이게... 이렇게 '노래'로 남을 정도면... "
"아니라고!"
"대체 빤쓰에 뭔 짓을 하면 노래로 남지?...
되게... 남자다웠나?..."
"하지 말라고!"


식성도 극과 극이고, 생활 패턴도 완전히 다르다. 매일 투닥거리면서 싸우는데, 염력으로 포크와 나이프가 날아다닌다. 이런 고급 기술들을 정말 하찮게 소비하는 900살 남짓의 어르신들(?)이다. '도깨비 빤쓰' 노래를 부르며 저승사자가 도깨비를 약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진짜 궁금하긴 하다. 대체 속옷에 무슨 짓을 하면 노래로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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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정 드는 도깨비와 저승사자. [출처:구글]

 

"미쳤어? 그걸 얘기하면 어떡해.
나보고 절대 얘기하지 말라더니."
"그랬는데 이번에도 역시 난
'기타 누락자'랑 같은 편이라."
"뭔 오지랖이야? 뭐가 같은 편인데?"

"네가 죽는 걸... 원하지 않아...
후... 다른 뜻은 없어.
그저 네가 '무'로 돌아가면,
조금 심심할 것 같아서..."


이렇게 한 집에 살며 투닥거리던 두 사람은 '우정'이 생긴다. 서로의 이성문제에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같이 맥주도 마신다. 초기에 저승사자는 집을 차지하기 위해, 도깨비가 '무'로 돌아가는 것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등 떠밀었지만, 후에 은탁이에게 검을 뽑으면 도깨비가 사라진다는 말을 해준다. 저승사자 역시, 그가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들의 사이는 퍽 친밀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과거 '인간의 생'에서부터 풀어내야 할 숙제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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