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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Joker)] - 소름끼치는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by 애니그마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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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Joker)' [출처:다음영화]

 

  • 감독 : 토드 필립스
  • 개봉일 : 2019.10.02
  • 상영시간 : 123분
  • 국내 누적관객수 : 약 525만 명
  •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범죄 /스릴러/ 블랙 코미디
  • 출연 : 호아킨 피닉스, 로버트 드 니로, 재지 비츠, 프란시스 콘로이 등

 

호아킨 피닉스 vs 히스 레저

2019년, 기존의 조커를 설명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하며 큰 화제가 된 영화가 개봉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라는 영화다. 영화에서의 조커는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했다. 조커라는 캐릭터는 수많은 배트맨 시리즈에서 악당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조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에 대한 설명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묘사된다. 앞서 조커를 연기했던 수많은 배우 중에, 대표적인 인물로는 '잭 니콜슨'과 '히스 레저'가 있다. 두 캐릭터도 묘사되는 방식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이 중에서 비교적 최근이며 개인적으로 조커라는 인물을 가장 인상 깊게 각인시킨 히스 레저의 조커를 대표로 놓고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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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색깔을 가진 두 명의 조커 [출처:구글]

히스 레저

히스 레저의 조커는 '완성형'이다. 이미 어디선가 악당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어느 순간 배트맨 앞에 짠 하고 나타난 느낌이다. 그는 악행에 대한 본인의 철학이 있으며,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치밀한 계획을 가진 교활한 악당이다.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며 본인의 계획이나 비전을 장황하게 타인에게 설명하고 연설하는 것을 좋아한다. 인간의 추악한 부분을 끄집어내고 의심을 심고, 이를 이용하는데 능숙한, 천부적인 사기꾼으로서의 기질이 있다.

호아킨 피닉스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미완성형'이다. 극 중 조커인 '아서 플렉'은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사는 빈민층이다. 조커라는 타이틀을 떼고 본다면 이런 사람이 영화 말미에 조커가 되는 장면은 상상할 수 없다. 그는 수동적으로 사회에 떠밀려 가는 삶을 살며, 심지어는 조커가 되는 순간에도 계획이나 철학 따위의 것들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그는 그저 자신에게 무례했던 사람들에 대한 반항심리가 폭발하며 우연히 각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기존 조커의 이미지와는 철저히 다른 노선을 정하고 있다. 히스 레저가 번화한 거리 같은 느낌이라면, 호아킨 피닉스는 고담 시의 어두운 뒷골목 같은 느낌이다. 영화를 보면서 두 배우의 캐릭터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를 살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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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과 '조커' [출처:다음영화]

 

아서 플렉의 '웃음'과 '춤'

극 중 아서는 병을 가지고 있다. 본인 의도와는 다르게 웃음이 '발작증세'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웃음이라는 행위는 기쁨이라는 감정으로 통한다. 하지만 극 중에서 아서의 웃음을 잘 관찰해 보면 불편하거나 곤란한 상황과 같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불쑥 웃음이 터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서에게 있어 웃음은 보통사람들의 그것이 아니다. 영화가 끝으로 다다를수록 아서에게서 '웃음발작'은 점점 사라진다. 이와 함께, 아서는 극 중에서 여러 번 춤추는 장면이 나온다. 이 춤추는 장면들은 아서의 심리상태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장치 중 하나인데, 보통 무언가 흥분되거나 격앙된 상태일 때, 춤의 형태로 감정이 표출되는 느낌이다. 아서가 조커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처음에는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듯한 춤사위가 점점 정돈되어 가고 흡사 종교의식과도 같은 은은한 광기가 느껴진다. 극 중 머레이 플랭클린의 TV쇼에 출연하러 가는 길, 계단에서 내려오면서 춤을 추는 장면이나 TV쇼 출연직전에 커튼 뒤에서의 춤사위 등과 같은 장면은 흡사 행위예술을 보는 느낌을 들게 하는 명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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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발작이 일어나는 장면과 춤추는 아서. [출처:구글]

조커의 이해,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

기존에 묘사되었던 조커는 출생이나 신원에 대한 정보가 명확하지 않다. 무지에서 오는 예측불가성은 조커의 캐릭터를 더 위험해 보이게 만드는 장치였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조커를 ‘설명’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극 중 아서는 앞서 밝혔듯, 홀어머니를 모시며 가난하게 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일을 찾아 하고,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하려 노력하는 어떻게 보면 건실한 남자라고 볼 수도 있겠다. 겉으로 보기에 정신이 조금 온전치 못한 모자란 느낌을 주긴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런 그에게 사회라는 필드는 너무 차갑고 냉정하다. 영화 내내 침울하고 음울한 분위기가 무겁게 내리 깔려 있으며, 아서가 대하는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도, 정말 단 한 사람도 아서를 이해하려는 사람이 없으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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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의 삶이 보이는 뒷모습과 일하고 있는 아서.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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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너무 예의가 없다. [출처:구글]

이런 모습들은 아서가 '왜 조커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변호하는 듯하다. 그나마 의지했던 어머니도 사실 어릴 적 아서에게 가해진 학대를 방관했고, 과대망상에 의한 거짓말에 희망을 갖게 했으며, 아버지라 믿었던 토마스 웨인에게 무시당하고, 우상이었던 TV쇼의 진행자 머레이 프랭클린조차 자신을 웃음의 도구로 쓰는 상황을 마주하자 내면의 광기가 발현되기 시작한다. 이렇듯 아서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은 아서를 벼랑 끝으로 내몰며, 조커의 탄생을 부추기는 것만 같다. 그리고 탈취된 경찰차에서 조커가 군중들에게 구출을 받는 장면과 함께, 어느 뒷골목에서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충격을 겪는 '브루스 웨인'을 비춰준다.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광기'의 조커가 탄생하는 그 시간에,
고담의 어느 뒷골목에서 '고담의 정화자' 배트맨 또한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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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와 '배트맨'의 탄생 [출처:구글]

 

'오를 때'와 '내려올 때'

영화에서 아서가 집으로 가는 길, 거쳐가게 되는 '계단'이 있다. 영화 초반부에 아서가 이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은 너무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이와 대비되는 장면은, 분장을 하고 빨간 양복을 입은 채, 춤을 추며 재빠르고 힘 있게 내려오는 모습이다. 계단을 '올라가는 행위'사회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고단한 '아서 플렉'으로서의 삶, 계단을 '내려가는 행위'사회와의 소통을 포기하고 내려놓은 '조커'로서의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장면설정들을 이해하고 조커를 바라본다면 영화를 조금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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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플렉과 조커의 '대비되는 발걸음'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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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레이 프랭클린은 결국, 생방송 중에 살해당한다. [출처:구글]

 

 

고담의 부조리가 낳은 괴물

영화는 히어로물과 관련된 소재를 가지지만 히어로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낱낱한 폭로와 지적의 방식을 가지는 블랙코미디적 성격이 강하다. 이런 장르적 특성상 해석을 요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나 장치들이 많다. 거기에 시종일관 내리누르는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영화다. 하지만 고담이라는 도시로 대변되는 인간 사회가 가진 가장 밑바닥의 추한 부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영화다. 현실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영화라는 매체가 정말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 되는 소재를 다룬다면 관객에게 이렇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고담이라는 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점에서 부조리가 낳은 조커 같은 괴물도 언제든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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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조커'는 고담이 만들어낸 것일지도. [출처:구글]

 

 

 

 

 

차기작 '조커 2'에 관한 소식

 

[조커 2(Joker 2)]

 

[조커 2(Joker 2)] - 2024년 10월 '개봉 예정'.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그 두 번째 이야기, '조커: 폴리

2019년 공개된 '조커'의 후속작. '조커: 폴리 아 두 (Joker: Folie à Deux)' 2019년 10월에 공개된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는, 기존의 조커와 아주 이질적이지만,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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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 레저'의 조커를 볼 수 있는 영화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 - 가장 매력적인 빌런을 가진 히어로물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개봉일 : 2008.08.06 상영시간 : 152분 누적관객수 : 약 422만 명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범죄/드라마/액션/미스터리 출연 : 크리스천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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