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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웨일(The Whale)] - '브랜든 프레이저'이기 때문에 더 빛나는 '찰리'.

by 애니그마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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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일에 공개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화[더 웨일(The Whale)]에 관한 정보와 개인적인 리뷰, 주연인 '브랜든 프레이저'에 관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포스팅입니다.

 

주인공'찰리'의-얼굴이-보이는-'더-웨일'의-포스터.바닷가에-있는-주인공'찰리'가족들의-모습이-담긴-영화-'더-웨일'의-포스터.
'더 웨일' (The Whale)

 
 
 
 

주요 정보

  • 감독 : 대런 애러노프스키
  • 개봉일 : 2023.03.01
  • 상영시간 : 117분
  • 누적관객수 : 현재 상영 중
  •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드라마
  • 출연 : 브랜든 프레이저, 세이디 싱크, 홍 차우, 타이 심킨스, 사만다 모튼 등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더 웨일'.

의자에-앉아-정면을-바라보는-'대런-애러노프스키'-감독.나탈리-포트만의-옆모습이-보이는-영화-'블랙스완'의-포스터.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과 대표작인 '블랙 스완'.

 
영화 '더 웨일'은 '블랙 스완'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최근작이다. 감독은 특유의 '작가주의'적 성향으로 유명한데, 작품성에 있어서 뛰어나지만 대중들에게는 난해한 느낌의 작품들로도 유명한 감독이다. 그래서인지 평단과 대중들의 호불호가 극명한 작품들이 많다. 이번 작품의 경우에도 곳곳에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전달하는 장치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큰 울림을 준다. '더 웨일'은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사무엘 D. 헌터'라는 각본가의 작품인데, 이를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연극을 연출한 본인이 직접 영화의 각본을 맡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완성도가 아주 훌륭하다고 느꼈다. 작품은 여러 영화제나 영화 행사에서 호평을 받은 수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얼마 전 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 주연''분장'의 두 개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이 궁금하다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95th Academy Awards)]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95th Academy Awards)] - 수상 내역 소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은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행사 중에 하나이다. 흔히 '오스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시상식의 정식 명칭이 '아카데미'이고, 수상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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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찰리'를 연기한, '브랜든 프레이저'.

'더-웨일'의-주인공인-'찰리'.촬영을-위해-분장중인-브랜든-프레이저.
찰리를 연기하기 위한 분장에 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고래만이
깊은 곳까지 가서 헤엄을 칠 수 있다"

 
 
'브랜든 프레이저' 배우는 2000년대 초에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미이라' 시리즈의 주연으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배우가 되는데, 당시 어드벤처류의 작품들에 많이 출연했던 브랜든 프레이저는 잦은 부상으로 인해 몸이 많이 망가졌었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배우로서 자기 관리에 실패하게 되고, 거기다 영화 업계의 권위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를 하자, 영화업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배우로서 작품활동을 하는데 많은 곤란을 겪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배우자와 이혼하며 엄청난 액수의 양육비를 감당해내기도 하는 등, 브랜든 프레이저라는 개인의 삶은 풍파가 참 많다. 이런 그가 영화 '더 웨일'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단순히 연기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찰리'라는 캐릭터에 투영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울부짖는 찰리의 모습은 브랜든 프레이저 그 자체인 듯하다... 그의 말대로 찰리와도 같은 인생을 살아본 그는, 깊은 곳에서 헤엄치는 고래와도 같이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며, 그런 그이기에 지금 높이 도약하는 그의 모습이 더 멋지고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것 같다.
 
 
 

'자기혐오'에 빠진, 고도비만의 남자.

슬픈-표정으로-정면을-응시하는-'찰리'.담배를-피우며-뒤돌아-보는-'리즈'.
'찰리'와 '리즈'.

 

"대체 누가
나 같은 인간을 가까이하고 싶겠니?..."

 
 
작품은 몸무게가 272kg에 달하는 초고도비만 상태의 '찰리'(브랜든 프레이저)라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다. 그는 하루의 대부분을 거실 소파에서 보내는데, 찰리가 원래부터 이런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역시 평범한 사람이었던 시절이 있으며, 이혼한 아내와 딸이 있는 사람이다. 9년 전,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와 사랑에 빠져 아내와 딸을 떠난 과거가 있지만, 그 연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게 된다. 조금 특이한 점은 그 제자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는 점... 처자식에게 상처를 안기면서까지 얻고 싶었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자, 그는 자신을 놓아버렸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이런 찰리를 옆에서 챙겨주는 친구이자 간호사인 '리즈'(홍 차우)가 없이는 혼자서 생활하기 힘든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찰리는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에게 화상으로 글 쓰는 법을 강의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얼굴이 비치는 화면에서도 찰리의 얼굴은 까맣게 가려져 있다. 대사에서도 보이듯, 그는 아내와 딸, 사랑했던 연인에게서 느끼는 죄책감 등으로 망가진 삶을 살며, 자기 자신을 숨기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린다. 점점 상태가 나빠지는 찰리는 조금만 빨라지는 심장박동에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데, 이렇게 가까워 오는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생각나는 사람은 그의 딸인 '엘리'(세이디 싱크)였다. 기본적으로 작품은 찰리가 딸인 '엘리'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The Whale : 고래.

휠체어에-앉아-있는-엄청나게-살이-찐-찰리.하늘을-날고있는-고래의-모습이-보이는-'더-웨일'의-포스터.
고래를 연상케하는 '찰리'.

 
'더 웨일'이라는 제목은 '고래'라는 뜻을 가졌다. 이는 찰리와 같은 고도비만 상태의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작품에서는 '고래'와 관련된 장치들이 많이 존재한다. 주인공인 찰리는 고래에 비유되며, 등장인물들은 마치 거대한 고래와도 같은 찰리의 주위를 맴도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그에게 안정을 가져다주는, 딸이 쓴 에세이를 보면 고래가 나오는 유명한 작품인 '모비 딕'이라는 소설을 주제로 쓰였다. '모비 딕'이라는 소설은 큰 고래인 '모비 딕'과 이를 사냥하는 '에이허브'라는 선장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인데, 딸인 엘리가 써놓은 이 소설에 대한 감상이, 이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주제의식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엘리는 에세이에서 고래를 쫓는 '에이허브' 선장의 이야기에 대해 냉소적인 평가를 한다. 작품에서 고래라는 의미로 통하는 찰리와도 같은 소수의 약자들을, 혐오하고 배척하는 행위들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고래를 둘러싼 사람들.

고개를-돌려-뒤를-바라보는-'엘리'.의자에-앉아-정면을-바라보며-말하고-있는-'토마스'.
'엘리'와 '토마스'.

 
작품은 찰리가 살고 있는 집에서의 장면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찰리를 찾아오는 인물들과의 소통들로 작품이 전개되는데, 딸인 '엘리'와, 찰리를 돌보는 친구이자 간호사 '리즈', 우연히 찰리를 방문한 선교사 '토마스'이다. 이들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선과 악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리즈는 찰리의 상태와 과거를 설명해 주는 인물로서 기능하고, 찰리의 조력자이다. 선교사로 나오는 '토마스'는 이런 리즈와 대립하는 인물이며, 끝으로 갈수록 그의 얄팍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는 마약에 중독되었던 사실을 고백하며, 사실은 절도를 저지르고 가출한 어린 청년에 지나지 않았다. 겉으로는 '선교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청년은, 후에 '비행청소년'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찰리의 딸 '엘리'에 의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작품은 엘리의 엄마인 '메리'의 입을 빌려 굳이 엘리에게 '악마'라는 표현을 하는데, 선교사인 토마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악마'인 엘리를 통해 '구원'을 받는 셈이다. 
 
 

 

 

관객의 감정을 끌어내는 강한 힘.

검지를-치켜세우고-울부짖으며-절규하는-'찰리'.
'더 웨일'의 명장면.

 

"알아야겠어!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단 걸!"

 
 
작품에서는 초반에 '찰리'라는 인물을 의도적으로 혐오스럽게 느끼도록 그린다. 동성애자인 데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자기 관리에 실패했으며, 가족을 버리고 떠난 사람...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진행될수록 형편없는 사람이라 생각되던 찰리나 엘리는 점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오해가 있었던 사람들로 그려지게 되고, 토마스와 같은 사람들은 점점 실체가 밝혀지며 추락하는 느낌이다. 이런 캐릭터들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의 간극들은 극이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감정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되어간다. 생의 마지막을 앞둔 찰리는 가족과의 오해를 풀고 싶고, 아내와 딸을 떠난 것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싶어 한다. 이런 모습들에서 배우들이 정말 대단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런 장면들은 실제로 영화를 관람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이끌리게끔 만드는 강한 힘을 가진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도 유독 감정의 동요가 심하게 일어나는 작품이었던 듯하다... 특히 찰리가 아내와의 대화에서 울부짖으며 '한 가지라도 잘한 일을 남기고 싶다.'라는 말을 하는 장면은, '인생에서 단 한번 보여줄 수 있는 연기'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대단한 장면이다.
 
 
 

 

한 인간이 용서하고 용서받는 과정.

슬픈-눈으로-정면을-바라보는-'찰리'와,-햇살을-등지고-서있는-엘리의-모습.
'더 웨일'의 마지막 장면.

 

"널 떠나서 미안해...
사랑에 빠졌고... 널 두고 떠났어.
넌 그런 대접을 받아선 안 됐어.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

 
 
찰리와 엘리가 보이는 마지막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다. 찰리에게 에세이를 건네받은 엘리는 곧 그 에세이가 자신이 어릴 적 썼던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아버지인 찰리는 자신의 에세이를 줄줄이 외우며 항상 간직하고 있었으며, 엘리가 쓴 글로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거친 모습의 엘리도 그저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이 그리웠던 어린 소녀였을 뿐이었다. 찰리는 엘리를 떠나고도 매 순간 엘리를 그리워했고 그 선택을 후회하며 살아왔다. 이렇게 마지막은 엘리와 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어주는 모습이다. 결국 작품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 메시지는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니며 우리 자신들이라는 희망이다. 작품은 찰리라는 벼랑 끝에 서있는 인물의 모습으로, 깜깜한 바다 한가운데에 있을 세상의 수많은 '찰리'들에게 뭉클한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위를-가리키며-수상소감을-말하는-'브랜든-프레이저'.
브랜든 프레이저의 수상.

 
 

"만약 당신이
영화 속의 '찰리'처럼
깜깜한 바다 한가운데 놓인 기분이 든다면
이걸 알았으면 해요.

두 발로 일어서서 빛으로 향하세요.
반드시 좋은 일이 일어날 거예요." 


- 브랜든 프레이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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