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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Memories of Murder)] - 최악의 살인범을 차갑게 노려보고 있는 영화.

by 애니그마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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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출처:구글]

 
 
 
 
 

  • 감독 : 봉준호
  • 개봉일 : 2003.04.25
  • 상영시간 : 127분
  • 누적관객수 : 약 525만 명
  •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범죄/미스터리
  • 출연 :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김뢰하, 송재호, 박노식, 변희봉 등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 [출처:구글]

 
영화 '살인의 추억'은 전 국민의 기억 속에 끔찍하게 남은, 흔히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라 불리는 미제살인사건을 소재로 한다. 이 사건은 1986년부터 수년간 경기도 화성군에서 10명의 부녀자를 희생시킨 최악의 연쇄살인사건이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에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가 범인임이 밝혀지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기도 하다. 당시 사건은 경찰의 허술한 수사방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경찰의 이런 수사방식은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1996년 제작된 '날 보러 와요'라는 연극을 원작으로 하며, 실제 연극에 출연한 '김뢰하', '류태호' 배우가 출연하기도 했다.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이며, 결정적으로 봉준호라는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 항상 그러하듯, 작품에는 사건 자체에 대한 메시지는 물론이며, 이를 통한 그 당시 사회와 경찰 조직의 모습을 투영해내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지역토박이 시골형사, '박두만'.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경기도 화성의 시골형사 '박두만'. [출처:구글]

 

"애들 얼굴을 딱 보다 보면,
어느 순간에 감이 딱 와, '직감'적으로."

 
 
1986년부터 경기도 화성에서 여성들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는 일이 일어난다.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는 '박두만'(송강호), '조용구'(김뢰하) 형사다. 그들은 이 지역 토박이로, '구시대적' 수사방식을 나타내는 인물들이다. 실제 살인사건이 일어난 현장은 제대로 보존되지도 않고, 증거를 조작하는 모습들도 보이는 등, 정황과 직감에 크게 의존해 수사를 하는 모습이다. 용의자가 진범인지 여부보다, 진범을 '만드는 데' 더 주안점을 두는 당시 경찰들의 주먹구구식 수사를 보여준다. 하지만 또 어떨 때 보면, 두만의 이런 직감들이 아주 정확하게 작동할 때가 있기도 하다. 괜히 '무당눈깔'이라고 불리는 게 아닌 것 같다. 두만은 연인인 '설영'(전미선)과의 대화에서, 마을에 떠도는 소문을 듣고 지적장애가 있어 보이는 인물인 첫 번째 용의자, '백광호'(박노식)를 체포해 강압적으로 수사한다.
 

 

 

 

화성으로 내려온 서울형사, '서태윤'.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그 유명한 날아차기 씬. [출처:구글]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두만의 수사를 옆에서 지켜보는 태윤. [출처:구글]

 

"싸움을 그렇게 못해서 어뜩해?, 형사가."
"거 사람을 그렇게
못 알아봐서 어떡해... 형사가."

 
 
그러던 중, 화성으로 자원해서 오게 되는  '서태윤'(김상경)이라는 서울 형사가 있다. 화성에 처음 내려온 태윤이 길 가던 여성에게 길을 물으려 했지만 이를 치한으로 오해한 여자가 도망치는 모습을 보이자, 이를 본 두만이 앞뒤 없이 발차기부터 시전하고 수갑을 채워버린다. 처음부터 이렇게 태윤과 두만은 아주 인상적인(?) 첫 만남을 가지는데, 수사하는 방식에 있어서 이들은 큰 차이를 보인다. 두만과는 달리 '태윤'이라는 형사는 과학수사, 프로파일링 등으로 대표되는 '신세대적' 수사방식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철저하게 사건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치밀한 면모를 보여준다. 이렇게 두 형사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며, 사건을 수사하는 내내 서로 대립각을 세운다. 애초에 광호를 범인으로 정해놓고 자백이나 사건 정황을 끼워 맞추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두만의 수사방식에,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태윤은 기가 찰 노릇이다.
 
 
 

 

새로운 반장 '신동철'의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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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백광호는 범인이 아니었고, 새로운 반장이 부임한다. [출처:구글]

 

"이건 단순 실종이 아닙니다, 반장님.
서류들만 자세히 훑어봐도 알 수 있죠.
서류는 절대 거짓말 안 하거든."

"비 오는 날, 빨간 옷..."

 
 
태윤이 보기에는 여러 정황상 '백광호'는 범인이 아니었다. 결국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사건현장에서 이는 밝혀지게 되고, 이를 계기로 특별수사반의 반장이 바뀌게 된다. 새로 부임하게 되는 '신동철'(송재하) 반장은 이전의 반장과는 달리 사건을 아주 냉철하게 판단하는 모습이다. 이런 점들은 태윤의 수사방식과 결을 같이 하게 되고, 반장은 태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현재까지 발생한 사건은 두 건, 공통점은 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고 있었던 여인들이 범인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거기에 태윤은 실종신고된 여인 중에 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고 실종된 여인을 주목하며, 같은 범인에게 살해되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그리고 태윤의 추측은 적중한다. 실종된 여인은 결국 이 사건의 범인의 것과 동일한 수법으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이 사건은 이제 단순 강간살인사건이 아니라, 치밀한 살인마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늘어나는 희생자, 그리고 두 번째 용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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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수사 장면. [출처:구글]

 

"비 잘 온다... 준비됐나?"

 
 
이렇게 범인에 대한 단서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비 오는 날이면 형사들은 초긴장 상태가 된다. 이런 와중에 여경이 빨간 옷을 입고 함정수사를 펼치는 모습도 보인다. 여기서 늦은 밤에 귀가하는 여학생들에게 범인에 대한 괴담을 듣고 웃어넘기는 듯 하지만, 이후 이 말 때문에 학교 근처를 방문하는 태윤은, 사건에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또 다른 희생자. [출처:구글]

 

"♬혼자 걷다가 어두운 밤이 오면..."
(노래를 따라 부르는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이런 경찰들의 노력에도 희생자는 또 늘어난다. 비 오는 날 누군가를 마중하러 나가던 여인의 모습이 비치는데, 어두운 밤에 혼자 걸어가는 길이 무서운지, 여인은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곧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휘파람 소리... 정말 이 장면은 소름 끼치는 장면이 아닐 수가 없다... 여인은 공장을 향해 뛰지만, 결국 범인에게 희생당해 발견되고 만다...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해내는 여경 '권귀옥'. [출처:구글]

 

"근데 이 노래 방송된 날이...
전부 여기서 사건 터진 날이랑 일치해요."

 
 
또다시 희생자가 발견되고, 범인은 피해자의 소지품이나 입고 있던 옷가지 등으로 피해자를 결박하는 등, 일체의 단서도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여준다. 두만은 강간살인사건임에도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보고 털이 없는 '무모증'이 아닐까 생각하고, 증거를 남기지 않는 범인의 치밀함에 태윤 역시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답답한 와중에, 여경인 '권귀옥'(고서희)이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해 낸다. 그녀가 자주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유재하 가수의 '우울한 편지'라는 곡을 꾸준히 신청하는 사람이 있었고, 이 노래가 방송되는 날, 어김없이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것. 이 단서는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권귀옥이라는 여경은, 극 중에서 강력반에서 근무하는 형사이지만 매번 커피심부름을 하고,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능력이 충분함에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다.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두 번째 용의자. [출처:구글]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야한 잡지보다 더 세더라고요."

 
 
사건 현장에 다시 들른 두만과 태윤은 예기치 않게 그곳에서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스스로 성욕을 채우던 어떤 남자를 잡게 된다. 그는 '조병순'(류태호)라는 광부인데, 평소 주변사람들에게 평판이 좋은 사람인 듯하다. 아내가 병을 앓고 있어 이를 보살피며 어렵게 사는 듯하다. 변태적인 성향을 가진, 다소 비뚤어진 성관념을 가진 사람이긴 하나, 치밀한 살인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려운 듯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두만과 용구는 병순을 폭행, 협박 등의 방법으로 자백을 유도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사람을 얼마나 잡아댔으면, 경찰이 연습시킨 시나리오를 체념한 듯이 이야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범인에게서 살아남은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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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의 증언. [출처:구글]

 

"그 여자들 살해된 방법이...
완전히 똑같아...
내가 당한 거랑... 똑같아..."

 
 
두만과 용구가 용의자를 취조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태윤은, 일전에 함정수사 할 때 만났던 학생들의 말과 똑같은 말을 하는 병순의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제로 그 중학교를 찾아간다. 마을에 떠도는 소문처럼 실제로 범인이 여중학교의 화장실에 숨어있지는 않았지만, 여기서 태윤은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근처에 혼자 사는 여인이 있었는데, 이 여인은 무언가 숨기는 게 있는 모양이다. 외부인을 극도로 꺼려하는 모습인데, 이에 태윤은 여경인 귀옥을 불러 여인에게서 이야기를 듣게 한다. 여인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그녀는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에게 살해당할 뻔했다가 운 좋게 살게 된 '생존자'였던 것. 그녀를 결박하는 방식이나 범행 수법이 동일인임이 확실한데, 여기서 얻게 되는 단서는 범인의 손이 여자손처럼 부드러웠다는 것.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결국 조병순도 범인이 아니다. [출처:구글]

 

"이 아저씨 풀어줘, 범인 아니야."

 
 
취조실로 돌아와 조병순의 손을 확인한 태윤은 그가 범인이 아님을 확신한다. 광부였던 그가 손이 보드라울 수는 없었겠지. 매번 자신의 수사를 비웃는 듯한 태윤의 태도에 두만은 화가 나고 두 형사는 주먹다짐을 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렇게 난리가 난 사무실에서 귀옥이 비명을 크게 내지른다. 그리고... 지금 방송 중인 라디오에서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가 흘러나온다...
 
 
 
 

 

계속되는 범행, 그리고 유력한 용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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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히 알고 있었음에도 막지 못한 살인사건. [출처:구글]

 

"나머지 병력 한 명도 없단다.
전경들, 시위진압하러
수원 시내 다 나가뿟다 카네, 고마."

 
 
'우울한 편지'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자, 형사들은 비상이 걸리고,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사람의 신원을 추적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 살인사건의 전조가 분명히 보이는데, 형사들은 추가병력을 동원할 수 없다. 시위진압을 하러 다 나가는 바람에 남은 병력이 없단다... 극 중 살인사건은 일반인들의 통행에 제약이 걸리는 밤에 일어난다.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모습인데, 경찰병력들이 군부정권의 유지를 위한 병력으로 동원되면서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다... 어쩌면 이런 시대상황이 범인을 돕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발견되고, 피해자의 음부에서 복숭아가 발견되는 등, 범인의 악마와도 같은 행각들이 보인다... 이를 본 두만은 뭔가 심경에 변화가 생긴 듯하다... 본인의 수첩에 붙여놓았던 잡범들의 사진을 다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들이 지금 쫓고 있는 범인은 이런 종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두만의 모습이다. 이때부터 두만의 행동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세 번째 용의자, '박현규'. [출처:구글]

 

"아저씨들...
죄 없는 사람들 잡아다 족치는 거,
동네 애들도 다 알아..."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인물이 밝혀지고, 그는 이 동네에서 공장 사무직으로 일하는 '박현규'(박해일)라는 청년이다. 그를 체포해 취조하는 형사들의 모습이 비친다. 사무직으로 일하는 그는 손이 매우 보드랍고, 그가 이 동네에 온 시기와 살인사건의 발생시기가 일치한다. 그리고 본인이 신청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끝까지 들었다고 이야기하지만, 끝에 무슨 노래가 나왔는지, 자신을 두고 한 중요한 멘트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모든 정황들이 박현규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 
 
 
 
 

 

살인 사건의 '목격자'.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백광호'의 발언에 주목하는 두만과 태윤. [출처:구글]

 

"목격자고 나발이고, 다 필요 없어...
자백만 받아내면 돼..."

"너 많이 변했다? 응?..."

 
 
정황상 박현규가 범인임이 유력하지만 결정적으로 그를 범인으로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 두 형사는 지친 모습이 보이고, 태윤의 발언에서도 보이듯, 그도 심경에 많은 변화가 일기 시작한듯하다. 두만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이 두 형사들은 갈수록 반대의 성향으로 변해간다. 악마와도 같은 범인의 행각을 직접 목격하면서, 냉철하고 이성적이었던 태윤은 점점 감정적으로 변하게 되고, 직관적이고 감정적이었던 두만은 점점 냉철하고 차갑게 식어간다... 이러던 중, 그들은 백광호가 산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태윤은 그 이야기들을 두만이 연습시킨 가짜 증언이라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아니었다. 백광호는 피해자 중 한 명인 '이향숙'이 살해당할 당시의 범행방법을 아주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는 그가 범행현장을 본 유일한 '목격자'라는 사실을 의미했다...
 
 
 
 

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뿌린대로 거둔다. [출처:구글]

 

"야... 그, 그러니까 얼굴 본거지? 얼굴."
"세 번 봤다, 세 번."

 
 
광호를 만나기 위해 형사들은 고깃집을 하고 있는 광호의 집을 찾게 되고, 최조실에서 폭력을 행사하다 반장에게 구타를 당한 용구는 여기서 술을 마시다가 소란을 일으킨다. 그는 때마침 나타난 광호에 의해 못 박힌 각목으로 다리를 다치게 되고, 이후에 '파상풍'에 걸려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취조하는 대상을 밟아 뭉개는 강압적인 수사를 상징하는 용구의 다리는, 이에 대한 피해자로 대변되는 '백광호'라는 인물에 의해 잘리게 된다... 고깃집에서 광호를 발견한 태윤과 두만은 도망가는 광호를 쫓기 시작하며, '이향숙'이 살해되던 날의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된다. 그리고 광호에게 박현규의 사진을 보여주며 범인이 맞는지를 묻자, 광호는 순간 혼란에 휩싸이는 듯하는데... 고깃집에서 시비가 붙었던 무리들이 곧 쫓아오고 상황이 아주 어지럽다. 이러던 와중에 광호는 기차가 오는 기찻길로 도망가다가 치여 죽고 만다... 결국 경찰의 강압적이고 허술했던 수사들은 피해자들의 반발을 불려 일으켰고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를 잃게 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풀려난 박현규, 그리고 또다시...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
박현규가 풀려나자, 또 다시 발생한 살인. [출처:구글]


 
 
감식반에서 범행현장에 남겨진 범인의 정액을 발견한다. 경찰은 박현규와 범인이 동일인인지를 확인하는 검사를 미국기관에 의뢰하게 된다. 검사결과가 나와, 동일인이라는 소견이 나온다면, 상황은 끝난다... 이러던 중, 박현규는 혐의가 부족해 풀려나게 되고, 경찰은 그를 계속 감시한다. 하지만 꼭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시동이 먹통인 상황이 생겨 태윤은 눈앞에서 박현규를 놓치게 된다. 박현규의 행방이 묘연하게 된 그 상황에서, 또 한 번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의 시점으로 희생자가 선택되는 장면은 그야말로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두만의 연인인 '설영'을 주시하던 범인이, 중학교 변소에 관한 이야기를 태윤에게 해 준 '소현'(우고나)이라는 중학생으로 시선을 옮기는 장면은 소름이 끼친다... 이렇게 한 중학생의 시신이 발견되며, 또 하나의 희생자가 나온다...
 
 
 

 

 

'뜨거운' 태윤과 '차가운' 두만.

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
감정적으로 변한 태윤. [출처:구글]

 

"말해... 네가 죽였다고 말해!"

 
 
태윤과 가깝진 않았지만, 얼마 전까지 대화도 나눈 적이 있었던 '소현'이 희생자가 되어 발견되자, 이를 본 태윤은 결국 이성을 잃고 만다. 집에 있던 박현규를 끌어내 심하게 폭행한다. 두만과 용구가 그랬던 것처럼 박현규를 무섭게 몰아세우는데, 심지어는 총으로 위협하기까지 한다. 범인의 악마적인 행각을 두 눈으로 목격한 태윤은 냉철한 형사로서의 모습을 완전히 상실했다...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마침내 도착한 검사결과. [출처:구글]

 

정액의 유전자 지문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의 것과 일치하지 않으므로
박현규를 범인으로 볼 수 없다.

 
곧 두만이 뛰어오고, 그는 미국에서 온 서류를 들고 있다. 범인의 정액과 박현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검사결과다. 이를 받아 든 태윤은 급하게 이를 열어본다. 영어로 된 문서를 두만은 읽을 수 없기 때문에 태윤이 이를 먼저 확인한다. 그런데... 서류를 확인한 태윤은 혼란에 휩싸이며 표정이 일그러진다... 서류는 박현규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
밥은 먹고 다니냐?... [출처:구글]


 

"밥은 먹고 다니냐?...
가..."

 
 
태윤은 이성을 잃고 총을 잡아들어 박현규에게 겨누고, 이를 두만이 막는다. 두만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범인의 눈을 똑바로 본다... 사건들을 겪으며 그는 생각이 많이 달라진 듯하다. 예전의 두만이었다면 지금의 태윤의 모습과 더 가까웠을 듯한데, 그는 태윤과는 반대로 오히려 차분해진다. 이 사건의 심각성을 목격했던 탓일까... 강압적인 수사를 일삼던 용구의 말로가 어떤지 보았던 탓일까. 여러 심경이 교차하는 모습이다. 그는 예전의 방식대로 박현규를 바라보지만, 그가 범인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었던 듯하다... 작품은 그렇게 당시에 잡히지 않았던 범인을 향해 냉소적으로 묻는듯하다. 그런 악행들을 저질러 놓고 제대로 인간답게 살고 있느냐고,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느냐고... 
 
 
 

살인의 추억
터널 속으로 걸어가는 박현규. [출처:구글]

 
이렇게 두만과 태윤은 박현규를 놓아주게 되고, 박현규는 태윤의 사격이 잠잠해졌을 무렵, 제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터널 속 어둠을 향해 걸어간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에서 박현규의 느긋한 걸음이 형사들을 조롱하고 비웃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 박현규라는 이 인물을 범인이라고 가정하고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악마가 어둠 속으로 다시 숨어드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다...
 
 

 

 

범인은 사건현장에 다시 돌아온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두만은 더 이상 형사가 아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느낀 바가 많았던 듯하다. 직업에 대한 회의감도 느꼈을 것이고, 그에게는 이 사건이 아픈 기억으로 남은 것 같다. 두만은 설영과 결혼해 자식들이 있는 가장이 되었으며, 형사를 그만둔 그는 녹즙기를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근처에 일이 있어 가던 중, 옛날 형사였던 시절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역을 들르는 두만의 모습이 비친다. 그는 시신이 발견되었던 장소를 들여다보는데 지나가던 꼬마가 말한다.
 

살인의 추억
살인의 추억살인의 추억
사건 현장을 다시 찾는 두만. [출처:구글]

 

"되게 신기하다, 얼마 전에도 어떤 아저씨가
여기서 이 구멍 속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한테도 물어봤었거든요.
왜 여기 들여다보냐고..."
"그랬더니?..."
"옛날에 여기서 '자기가 했던 일'이 생각나서
진짜 오랜만에 한번 와봤다, 그랬는데?..."
"그 아저씨 얼굴 봤어?...
어떻게 생겼어?..."

 
 
마지막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다. 사건이 생각나 그 장소를 찾은 두만은 어떤 어린아이에게 범인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평범한 얼굴이란다... 범인이 밝혀지기 전인 당시에, 이 악마와도 같은 범인이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섬뜩한 메시지를 전하며, 이 영화를 보고 있을지도 모를 범인을 응시하는 듯한 두만의 모습으로 작품은 마무리된다.
 
 
 

살인의 추억
영화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 [출처:구글]

 
 
 
 

"그냥... 뻔한 얼굴인데?...
그냥... 평범해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소식

 

[미키 17(Mickey 17)]

 

[미키 17(Mickey 17)] - 2024년 3월 '개봉예정'. '봉준호'감독의 차기작.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 봉준호 감독은 2019년 공개한 '기생충'이라는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크게 찬사를 받았다. 기생충이 공개된 지 4년 정도가 지난 지금,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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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다른 작품들.

 

[기생충(Parasite)]

 

[기생충(Parasite)] - 한 가족의 소동극에서 보이는, '잔혹한 현실'.

감독 : 봉준호 개봉일 : 2019.05.30 상영시간 : 131분 누적관객수 : 약 1031만 명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블랙코미디 출연 :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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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Snowpiercer)]

 

[설국열차(Snowpiercer)] - 인간 세상을 열차 한 줄에 담아 놓은 영화

감독 : 봉준호 개봉일 : 2013. 08. 01 상영시간 : 126분 누적관객수 : 약 935만 명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SF/액션/드라마 출연 : 송강호, 고아성,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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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The Host)]

 

[괴물(The Host)] - '봉준호' 감독의, 괴수물을 가장한 블랙코미디.

감독 : 봉준호 개봉일 : 2006.07.27 상영시간 : 119분 누적관객수 : 약 1301만 명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스릴러/가족/드라마/SF 출연 :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고아성 등 '봉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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