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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The Host)] - '봉준호' 감독의, 괴수물을 가장한 블랙코미디.

by 애니그마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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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The Host)

 

 

 

  • 감독 : 봉준호
  • 개봉일 : 2006.07.27
  • 상영시간 : 119분
  • 누적관객수 : 약 1301만 명
  •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스릴러/가족/드라마/SF
  • 출연 :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고아성 등

 

 

 

'봉준호'의 '괴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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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영화 '괴물'. [출처:구글]

2006년 개봉한 영화 '괴물'은 봉준호 감독의 '괴수물'이다. 한강에 등장하는 괴생명체와의 사투를 그리며 많은 볼거리를 가진 영화이고, 당시 비교적 천만 흥행이 드물던 시기에 130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계의 기록적인 작품이다. 단순히 괴수물이라는 특성만 가진 것이 아니라, 봉준호 감독답게, 한강에 괴물이 출몰하는 초유의 사태에,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행태를 보여주며 신랄한 사회비판과 풍자를 시도한, 여러 부분에서 많은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봉준호 감독을 거장 반열에 올려놓는 초석이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강에 버려진 화학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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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기지의 영안실에서 한강으로 방류되는 포르말린. [출처:구글]

"그냥 하수구에 부어요. Mr. 김"
"하수구에 부으면, '한강'으로 흘러가요..."
"그거예요., 그냥 한강으로 버리라고요."
"하지만 이게 웬만한 독극물도 아니고..."
"한강은 무척... 큽니다 Mr. 김,
마음을 넓고 크게 가집시다."
"네?...(헛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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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생명체의 출현. [출처:구글]

 

"커다랗고 시커먼 게... 물속에...
정말 못 봤어?..."

 

개인적으로 영화 '괴물'의 첫 장면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느 미군기지의 영안실. 미군 군의관으로 보이는 외국인의 명령에, 엄청난 양의 '포름알데하이드'가 한강으로 버려지는 모습이 보인다. 흔히 '포르말린'이라 불리는 이 화학물질은, 시신의 부패를 막을 때 쓰는 강력한 독극물이다. 이 장면은 한강에 무단으로 독극물을 방류한 '실제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장면이다. 시간이 흘러, 낚시꾼들에게 조그만 괴생명체가 발견되고, 한강에 투신하려 다리 난간에 서있던 남자는, 강물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를 발견한다. 결국 한강을 배경으로 벌어진 이 끔찍한 사건의 발단은, '괴물'과도 같은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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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무언가'가 있다. [출처:구글]

 

 

 

한강공원에서 벌어지는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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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네 가족.

 

한 '가족'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된다. 한강공원에서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두"(송강호)는, 중학생인 딸 '현서'(고아성)와 아버지 '희봉'(변희봉)과 함께 산다. 아내는 없는 것 같고, 딸만 하나 둔 강두는 어딘지 좀 멍청하고 모자라 보이지만, 딸인 현서에 대한 사랑만큼은 여느 아버지들과 다르지 않다. 강두의 여동생인 '남주'(배두나)는 TV에도 나오는 유명한 양궁 선수다. 남주의 경기를 지켜보는 강두와 현서의 모습이 보인다.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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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신기했다.

주문 들어온 음식들을 배달하는 강두는 몰려있는 인파들 사이에서 다리 밑을 보는데, 무언가 큰 번데기 같이 생긴 물체가 다리 밑에 매달려 있다. 곧 다리에서 떨어진 이 물체는 인파들 앞까지 이동해 온다. 사람들은 구경거리에 신기해하는 눈치다. 하지만 곧, 한강 공원은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아비규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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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출몰.

강물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사라진 거대한 물체에서 시선을 거두고 제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따라 돌아서려는 강두는, 거대한 무언가가 빠른 속도로 뛰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한강 공원은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가득 차고, 괴생명체는 날뛰며 수많은 사상자들을 만들어 낸다. 심지어는 사람을 잡아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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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하는 현서.

도망치는 사람들을 따라 현서의 손을 잡고 뛰던 강두는 넘어지며 현서를 놓치게 되고, 강두가 보는 앞에서 현서는 괴물에게 붙잡혀가고 만다. 끔찍한 참사를 계기로, 한강은 출입금지 지역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강두와 가족들에게는, 현서를 찾기 위해 괴물을 찾아야 할 이유가 생긴다. 

 

 

'한국식' 위기 대처능력.

이렇게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되고 빈소에 강두네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모습이 보인다. 강두의 남동생인 '남일'(박해일)과 남주도 함께한다. 그리고 참사와 관련한 수습 절차가 진행되는데, 영화에서 보이는 정부나 관련기관들의 행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만든다. 뉴스에서는 괴물에게 습격당한 사람들에게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둥, 격리조치를 한다는 둥.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빈소에서 소독약을 뿌려대지를 않나... 피해자들의 증언을 묵살하지를 않나... 매뉴얼도 없고, 강압적인 통제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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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도 더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이 과연 있을까?

 

무신경한 관련자들의 태도에서 이 사건은, '빨리 마무리되어야 하는 성가신 사건'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 깊이 있는 사건 조사나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 같은 것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영화에 나오는 모습이 그렇다는 거다. 하지만... 영화가 나온 이후에 발생한 실제의 안타까운 참사사건들에서 보이는 관계기관들의 대응방식은 글쎄... 이 모습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참고로 괴물은 개봉한 지 '15년도 더 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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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강두. [출처:구글]

강두는 현서의 전화를 받게 되고, 현서가 한강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관련자들은 도무지 강두네 식구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살아있을지 모를 실종자들을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관련기관이나 정부의 도움을 기다리기에 상황은 너무 촉박하고, 현서의 안전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대중과 관련기관들의 관심사는 존재조차도 미궁 속에 있는 '바이러스'라는 존재다. 괴물과 접촉한 사람들에게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뜬소문'인데... 그런 것들이 실종자들의 생명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 결국 개인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시민'으로 대변되는 강두네 가족들은, 현서를 찾기 위해 스스로 팔을 걷어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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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현서를 찾아나서는 강두네 가족.

이렇게 격리되어 있던 강두네 식구들은 병원을 탈출해 총기를 준비하고, 한강에 위치한 자신들의 매점을 근거로 하여 처절하게 괴물을 찾아다닌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인 희봉은 괴물에게 희생당하고 강두는 붙잡혀 다시 격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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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당하는 희봉과 남일의 도망생활.

남주와 남일은 흩어져 정보를 찾고, 한강을 계속 수색하는 등, 활동을 이어나간다. 이 와중에 인상적인 장면이 있는데, 남일이 지인과 접촉하게 되는 장면에서, 현서의 휴대폰을 추적하는 과정이 있다. 그런데, 위치추적해서 현서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정말 잠깐이면 해결되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왜 그 누구도 하지 않았을까?

 

 

존재하지도 않는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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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힌 강두. [출처:구글]

 

"보내주세요.
원효대교 북쪽에 있대요. 예?..."


 

붙잡혀 실험실로 보내진 강두는 실험대상이 되기까지 한다. 딸을 찾아야 한다는 강두의 말은 꾸준히 묵살된다. 이 입장이 된다고 생각해 보면 정말 미칠 노릇일 것 같다. 그런데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더 소름 끼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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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출처:구글]

 

"한마디로 지금까진...
바이러스는 어디에도 없어요."

 

그러다가 강두는 책임자로 보이는 외국인이 하는 말에서 'No Virus'를 듣는다. 사실 '바이러스'라는 존재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어찌 보면 '바이러스'라는 막연한 말이, 혼란스러운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보인다. 공포스러운 무언가를 던져주고, 대중들을 통제하기 편하게 만드는 기술, 이런 형태는 지배층들이 즐겨 쓰는 방식이니까. '진짜 괴물'은 한강에서 뛰어다닌 괴생명체가 아니라 '이런 작자들'이 아닐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언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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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언론의 행태 [출처:구글]

영화 괴물에서 보이는 '언론'들의 행태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빈소에서 보이는, 이슈를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진 찍기 바쁜 기자들의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고, 피해자들의 모습과는 참 동떨어져 보인다. 거기다 뉴스라는 매체에서는 실종자나 피해자에 대한 소식보다는, '미군하사관'의 영웅담을 미화하기 바쁘고, 있지도 않은 바이러스에 대해 보도하기 바쁘다. 도대체 언론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정부와 관련조직들 그리고 언론들은 내내 사건을 은폐하고 통제하려는 모습만 보이며, 무능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퇴치당하는 괴물, 하지만 '총'을 놓지 못하는 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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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게 공격당하는 현서와 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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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인 '에이전트 옐로우'가 사용되는 모습.

괴물의 은신처에서 살아남아 있었던 현서와 '세주'라는 꼬마아이는, 도망칠 기회를 엿보지만 결국 괴물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뱃속에 두 아이를 품은 채, 괴물은 한강변으로 올라오게 되고, 정부는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 시민들의 반대에도 '에이전트 옐로'라는 미국의 화학무기를 사용하기에 이른다.(에이전트 옐로라는 화학무기는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사용한 고엽제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한다.) 괴물이 화학무기의 영향으로 쓰러져 있을 때, 강두는 괴물의 입속에서 현서와 세주를 꺼내지만, 현서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만다. 이후로는 가족들이 괴물과 맞서는 장면들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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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맞서는 가족들. [출처:구글]

 

괴물은 강두와 가족들에 의해 퇴치되었고, 이후 시간이 지나 어느 겨울밤의 모습이 비친다. 눈 오는 한강공원에서 강두는 여전히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와 현서는 없고, 대신에 현서와 함께 있었던 '세주'가 살아남아 강두와 함께 살고 있다. 강두는 쓰던 총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강 쪽에서 수상한 기미가 보이면 언제든 총을 잡을 준비가 되어있는 모양이다. 위기상황에서 힘없는 보통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정부와 언론들의 행태를 겪은 바 있는 강두이기 때문에, 강두와 같은 소시민들은 총을 내려놓지 못하는가 보다. 세주와 강두가 저녁식사를 하는데 뉴스에서는 괴물과 바이러스 사건에 대한 소식이 흘러나온다. 잘못된 정보전달에 의한 오류였다느니... 뭐 그런... 쓸데없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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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재미없다."
"딴 데 볼까?"
"끄자, 밥 먹는데 집중."

 

 

 

 

 

 

'봉준호 감독'의 신작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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