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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상(The Face Reader)] - '호랑이'와 '이리'의 얼굴.

by 애니그마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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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관상 [출처:다음영화]

 

  • 감독 : 한재림
  • 개봉일 : 2013.09.11
  • 상영시간 : 139분
  • 누적관객수 : 약 913만 명
  •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시대극
  • 출연 : 송강호, 백윤식, 이정재, 김혜수, 이종석, 조정석, 김의성 등

 

관상관상
연홍과 내경,팽헌 [출처:다음영화]

 

천재 관상가, 김내경

한양의 유명한 기생, 연홍(김혜수)이 김내경(송강호)을 찾아오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내경은 산속에서 처남인 팽헌(조정석), 아들인 진형(이종석)과 함께 살고 있다. 원래 내경의 집안은 양반가인데, 아버지가 역모에 연루되어 은둔생활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내경은 얼굴만 보면 사람을 꿰뚫어 보는 '천재 관상가'라는 설정인데,('내경'이라는 이름이 '안 내'자에 '볼 경'자를 써서 '사람의 속을 들여다본다'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추측이다.) 이 재능이 아까워 연홍은 내경과 식구들을 한양으로 데려간다. 기생집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봐주던 내경은, 곧 한양에서 용한 관상쟁이로 유명해진다. 결국에는 높으신 분들까지 뵙게 되는데, 무려 임금까지 알현하게 되고, 당시 고명대신인 '김종서'의 수하가 되면서 관상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된다.

"사람의 얼굴에는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다 들어있소이다!"

영화는 '김종서'와 '수양대군'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관상가 김내경의 시각으로는 김종서를 '호랑이'의 상으로 묘사를 하고, 수양대군을 '이리'의 상으로 묘사를 한다. 사실 김내경과 관상이라는 소재는 극의 재미를 위해 첨가된 조미료와도 같은 것이고, 실제로 이에 대한 묘사는 허구이다. 영화는 이런 설정을 영화에 녹여냄으로써 '호랑이와 이리의 싸움' 또는 '충신과 역적의 상'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극에 긴장감과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극 중 김내경을 연기한 송강호 배우의 연기는 단연 훌륭하며, 이야기를 설명하는 주된 화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영화는 관상가 김내경이라는 '눈'을 통해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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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과 독대하는 내경과 내경의 아들인 '진형' [출처:다음영화]

 

계유정난, 김종서와 수양대군

1453년, 단종이 즉위한 지 1년이 되는 해다. '계유정난'은 이 해에 '수양대군'의 세력이 반대파 인사들을 제거하고 정변을 일으킨 사건이다. 보통 이 시점을 다루는 이야기들은 '비정한 숙부'와 '쫓겨난 가여운 왕'이라는 클리셰가 흔하다. 단종의 이야기에 무게를 두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의 특이한 점은, 단종의 비중을 줄이고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대결구도를 크게 잡았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왕을 그리기보다는, 대등한 권력의 싸움이라는 설정을 가져와 긴장감과 몰입감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이 작품이 가진 특징이다.

관상관상
김종서와 수양대군 [출처:다음영화]

 

'호랑이'의 상, 김종서

김종서는 고려말에 태어나 세종대에 북방으로 6진을 개척한 것으로 잘 알려진 군인이자, 문신이기도 하다. 계유정난이 일어날 이 시기에는 좌의정으로 정국을 주도한 권력의 핵심이었다. 실제로 역사에 기록된 그는 북방개척에 공이 컸기 때문인지 '큰 호랑이'라고 불리며 명성을 떨쳤다고 한다. 또한, 많은 왕을 거치는 동안, 충직한 신하로서 기록된다. 특히, 문종이 일찍 승하하고 홀로 남은 어린 단종을 보필하기 위한 노력들은 '충신'이라는 프레임을 확실히 가지며, 영화에서도 수양대군에 대적해 단종을 지키는 세력으로 그려진다. 극 중 김종서의 역할은 '백윤식' 배우가 연기했다. 대배우인 만큼 무게감이 확실하며, 점잖은 위압감을 보여준다.

 

'이리'의 상, 수양대군

수양대군은 세종대왕의 차남이다. 훗날, '세조'가 되는 인물이다. 나름 무예나 문학적 재능도 출중했던 것으로 보이며, 실제 임금이 된 후, 업적도 많은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일찍 승하한 문종 다음으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던 단종을 몰아내고 왕이 된, '비정한 숙부'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으로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고는 하나 이는 정통성에 있어서 큰 결점이 된다. 김종서와는 대비되는 '역적'의 프레임이 씌워진다. 극 중 수양대군의 역할은 '이정재' 배우가 연기했다. 작품에서의 연기도 탁월하며, 이전의 이정재의 이미지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수많은 명대사를 만든다. 극 중 이정재의 눈빛연기는 소름이 끼친다.

"자네가 내 운세 좀 봐주게나,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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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와 수양대군 [출처:다음영화]

 

영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등장씬

영화 관상을 이야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이 작품에서 수양대군 역의 이정재 배우의 카리스마는 가히 압도적이다. 눈빛이나 말투, 행동은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 이정재는 본인의 기존 작품들에서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개인적으로도 기존 수양대군의 이미지를 생각하기엔 이정재 배우는 너무 젠틀하고 지나치게 잘생겼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장면은 넋을 놓고 봤던 기억이 있다. 극 중 수양대군은 러닝타임 1시간가량이 될 때까지 모습이 나타나지 않다가 절묘한 배경음악과 엄청난 위압감을 가지며 등장한다.

"남의 약점인 목을 잡아 뜯고, 절대로 놔주지 않는 잔인무도한 '이리',
이 자가 진정... '역적의 상'이다."

 

관상관상관상관상
수양대군의 등장씬 [출처:구글]


이 장면에서 이정재는 수양대군의 야망과 잔혹함을 한 장면에서 보여주는 정말 대단한 모습을 보여준다. 국상 중에 사냥을 나갔다가 들어온다는 설정도 인물을 잘 설명해 주는 장치이며, 고증에는 맞지 않지만 모피나 얼굴에 난 상처도 좋은 설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파도를 움직이는 바람

결국 기록된 역사와 같이 수양대군은 정변에 성공하고, 김종서를 비롯한 반대파들은 모두 제거당한다. 왕이 된 수양대군은 내경의 아들인 진형을 활로 쏴 죽이며, 영화는 마지막 장면을 보여준다. 계유정난의 일등공신인 '한명회'가 김내경을 찾아오는 장면인데, 내경은 팽헌과 바다가 보이는 어촌에서 다시 은둔생활을 하는 듯하다. 한명회는 내경의 재능을 아까워하는 듯 보이며, 역성혁명을 일으킨 자들의 관상은 어땠는지 물어보는데, 내경은 그날 그들의 얼굴들에서 특별한 무언가는 찾을 수 없었던 듯하다. 사기꾼의 상, 백정의 상, 선비의 상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얼굴들이었다고 이야기하며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결국 내경은 관상에 의해 모든 운명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관상으로 타고난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고, 한명회에게 잠시 당신들은 높은 파도를 탄 것뿐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내경이 한명회의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한마디 한다.

"한데... 끝이 좋지 않구려.
당신...
목이 잘릴 팔자요."



한명회는 이 말을 듣고 늙어 죽을 때까지 불안에 떨며 살았다.
그는 죽을 때가 되었을 때,
결국 내경이 틀렸다고 생각하며 숨을 거둔다.


하지만... 한명회는 사후에, 연산군 시절,
‘관을 열어 목을 베는' 부관참시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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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는 내경의 말에 죽을 때까지 불안에 떨었다. [출처:네이버]



 

 

 

 

 

'송강호' 배우의 또 다른 역사극.

 

[사도(The Throne)] - 생각할 '사', 슬퍼할 '도'

감독 : 이준익 개봉일 : 2015.09.16 상영시간 : 125분 국내 누적관객수 : 약 624만 명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시대극 출연 :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전혜진, 김해숙 등 무엇이 조선의 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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