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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날씨의 아이(Weathering With You)] - 지금부터 맑아질 거야.

by 애니그마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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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아이'의-포스터.'날씨의-아이'의-포스터.
'날씨의 아이'(Weathering With You) [출처:구글]

 
 
 

  • 감독 : 신카이 마코토
  • 개봉일 : 2019.10.30
  • 상영시간 : 112분
  • 누적관객수 : 약 73만 명
  •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애니메이션/판타지/드라마
  • 성우 출연 : 다이고 코타로(모리시마 호다카 역), 모리 나나(아마노 히나 역), 오구리 슌(스가 케이스케 역), 혼다 츠바사(나츠미 역)
 

 

 

폐건물의 옥상, 그곳의 '작은 신사'.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어느 폐건물 옥상을 비추는 빛. [출처:구글]

 

"그것은 마치 '빛웅덩이' 같았고,
저도 모르게 소녀는 병원을 뛰쳐나갔다."

 
 
 

날씨의 아이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날씨의 아이
Opening. [출처:구글]

 

"그 광경... 그날 본 모든 것은,
꿈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하지만 꿈이 아니다.
그 여름날, 그 하늘 위에서
우리들은 '세상의 형태'를 바꿔버렸다."
 

 
 
수일 째 비가 그치지 않는 도쿄의 어느 병원, 병실 침대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보살피는 어느 소녀의 모습이 비친다. 소녀는 창밖으로 이상한 풍경을 보게 되는데, 비 오는 잔뜩 흐린 날씨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듯, 햇빛이 한 지점을 비춘다. 무언가에 홀린 듯, 그 빛을 따라 어느 폐건물의 옥상에 다다른 소녀가 발견한 것은 장소와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조그만 '신사'였는데, 구름을 뚫고 비추는 햇빛은 마치 손가락질해 그곳을 가리키고 있는 듯 보인다. 소녀는 무언가 간절히 기도하며 기둥문을 지나고, 이때부터 소녀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
 
 
 
 

 

'재난 3부작'의 두 번째 작품.

날씨의 아이
ㅍ'재난'을 소재로 하는 '신카이 마코토'감독의 세 작품. [출처:구글]

 
'날씨의 아이'는 흔히 '재난 트릴로지'라고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중에 두 번째 작품이다. 세 작품은 비슷한 클리셰를 가진다. 사춘기 소년,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며, 이들이 세상의 비밀에 대한 중대한 열쇠가 된다. 아마 최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또한, 같은 전개를 가지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평을 보아도 그런 것 같고. 이 작품들은 초기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래도 아직 작가주의적 성향을 간직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진다. 정말 상업적인 목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면, 작품 안에 등장하는 수많은 은유들이 존재하지 않아야겠지. 하지만 예전부터 느끼는 것인데, 다소 개연성 없는, 작위적인 스토리 전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치명적인 약점인 듯하고, 이런 점들은 작품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작품성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지만, '날씨의 아이'라는 작품이 호불호가 강한 이유가 이런 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역시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강점인, 작화나 음악은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가출해 '도쿄'로 온 소년, '호다카'.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무작정 가출해 '도쿄'로 올라온 '호다카'. [출처:구글]

 

'호밀밭의 파수꾼.'

 
 
작품의 주인공은 '호다카'라는 고등학생이다. 이 소년은 도쿄 주변의 어느 조그만 섬 출신인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출해서 도쿄로 올라오게 된다.(소설판에서는 집안 불화로 인해 상경한 것이라고 한다.) 호다카의 소지품 중에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이 보이는데, 이는 'J.D. 샐린저'라는 작가가 쓴 유명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호다카의 행동을 설명해 준다. 소설의 주인공인 '홀든'이라는 소년 역시, 집을 떠나 뉴욕에서 가출생활을 하며 청소년의 눈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경험한다. 호다카의 가출은 이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것일 수도 있을 듯하다. 호다카의 작중에서의 행적들은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소설의 전개와 매우 흡사하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집 떠나면 고생이다... [출처:구글]

 
"도쿄는 무서워..."

 


호다카는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미성년자인 호다카를 써주는 일터는 없고, 학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어른들은 가출한 호다카를 돌려보내려는 생각뿐인 것 같다. 호다카의 말대로 어린 학생이 홀로 지내기에 '도쿄'라는 도시는 너무 냉정하고 무섭기 그지없다. 홀로 도쿄로 올라와서 이런저런 일할거리를 찾아다니고 길에서 노숙을 하기도 하는 등, 고생하는 모습들이 보이는데 이런 와중에 몇몇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스가'와 '나츠미'. [출처:구글]

 

"오랜만이네, 소년. 좀 야위었네?
그래서 너, 일자리 찾는 거지?"

 
 
호다카는 고생 끝에 도쿄로 오는 배 안에서 우연히 만나 명함을 받아두었던 '스가'라는 남자에게 연락을 취하게 되고, 그가 운영하는 잡지사에서 일하게 된다. '나츠미'라는 사촌과 함께 삼류 잡지사를 운영 중인 스가는 오갈 데 없는 호다카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잡지사의 허드렛일을 시키는데, 이 '스가'라는 인물은 전형적인 '어른들의 생각'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작품에서는 스가와 호다카를 두고 '닮았다'라는 설정을 가져가는데, '스가'라는 인물 역시, 가출해 도쿄로 상경한 인물이다. 후에도 딸의 양육권 싸움을 벌이는 민감한 상황에, 경찰에 의해 추적당하는 호다카를 돕기도 하는 등, 스가 본인도 호다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많이 발견한다. 어찌 보면, 호다카와도 같은 순수하고 열정 있는 어린 소년이, 사회라는 곳에서 기성세대로 나이 들어가면서 변해가는 모습이 '스가'라는 어른의 모습인 것 같다.

 
 
 

맑음 소녀, '히나'와의 만남.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호다카'와 '히나'의 첫만남. [출처:구글]

 

"너 줄게, 비밀로 해."
"왜 나한테?..."
"너 3일 내내 그게 저녁밥이잖아."

 
 
호다카가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가출생활을 하고 있을 무렵, 한 맥도널드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히나'라는 소녀가 처음 등장한다. 이 소녀는 햄버거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굶고 있는 호다카에게 햄버거를 내밀만큼 마음이 따뜻한 소녀다. 히나는 1년 전에 어머니를 병으로 잃었고, 어린 남동생과 조그만 집에서 살아가는 소녀가장이다. 맥도널드에서 일을 하는 것도 생활비를 벌기 위한 것이었는데, 나이를 속인 것이 들켜서 거기서도 일을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자, 히나는 어둠의 경로(?)로 돈을 벌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길을 가던 호다카가 우연히 이것을 보고 나쁜 어른들 사이에서 히나를 구하게 된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신비한 능력을 가진 '히나'. [출처:구글]

 

"있잖아, 지금부터 맑아질 거야."

 
 
이렇게 호다카와 히나는 처음 만나게 되는데, 히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소녀다. 그녀가 기도를 하면,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진다. 극 중, 잡지사에서 일하는 호다카는 '맑음 소녀'라는 도쿄의 도시전설 같은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히나가 바로 그 '맑음 소녀'였던 것이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능력에 비하면 재능기부 수준이다... [출처:구글]

"정말 굉장하구나.
진짜 '맑음 소녀'네.
진짜 날이 갤 줄이야."

 
 
이렇게 점점 가까워지는 히나와 호다카는, 히나의 능력을 사용해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업자(?)가 된 둘은, 인터넷 사이트에 날씨를 맑게 해 준다는 공고를 띄우고, 행사를 앞둔 사람이라던지, 비가 와선 안 되는 중요한 일정을 앞둔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날씨를 맑게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다니게 된다. 이는 방송까지 타게 되며 유명세를 얻게 되어 부담을 느꼈는지, 호다카와 히나는 잠정 휴업하기로 결정한다. 함께 다니게 되며 호다카는 히나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된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깨알같이 출연하는 '너의 이름은'의 '미츠하'와 '타키'. [출처:구글]

 

 

 

슬픈 운명을 가진, '날씨의 무녀'.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날씨의 무녀. [출처:구글]

 

"애초에 날씨란 건 '하늘의 기분'이야.
인간 따위 상관없어.
정상도 비정상도 가늠 못 해.
젖어 꿈틀대는 천지 사이에서 떨어지지 않게
달라붙어 잠시 살다가는 존재가 인간이지...
옛날엔 다들 그걸 잘 알고 있었어.
그래도... 하늘과 사람을 잇는, 가는 실이 있었지.
그게 '날씨의 무녀'야.
인간의 간절한 소원을 받아,
하늘에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인간'이지."

"다만...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지.
'날씨의 무녀'에겐, '슬픈 운명'이 있어..."

 
스가와 나츠미는 잡지에 실을 이야기들을 인터뷰하던 중에 어떤 할아버지에게서 '날씨의 무녀'라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맑음 소녀'라 불리는 '히나'가 이 '날씨의 무녀'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녀에게는 슬픈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몸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히나. [출처:구글]

 

"아마 그때부터 나는...
하늘과 이어진 것 같아."

 
 
히나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 호다카는 히나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외투가 벗겨진 히나의 팔이 물과 같이, 투명하게 변해가고 있었던 것. 날씨를 맑게 만드는 일은 히나에게 이런 부작용을 가져다주는 듯하다. 극의 설정으로는 호다카는 후에 알게 되지만, 이런 상황이 심화되며 결국 '날씨의 무녀'는 하늘에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해받지 못하는 '호다카'와 '히나'.

날씨의 아이
이들은 결국 탈주를 감행한다. [출처:구글]

 

"난 돌아가지 않아. 같이 도망치자!"

 
 
이런 상황에서 히나의 집으로 경찰들이 찾아오는데, 가출 청소년인 호다카와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그러면서 미성년자인 히나가 동생과 둘이 살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도망'이다. 짐을 챙겨 도쿄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갈 생각으로 무작정 떠난다. 기성세대들의 눈으로 보면, 집으로 돌아가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인데 호다카는 기어이 일을 크게 키우고 만다. 수배까지 내려지는 상황이다. 도쿄는 점점 비가 많이 내리며, 호우경보가 발령된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내버려두면 지네끼리 즐겁다. [출처:구글]

 
 
작품에서는 이 아이들의 행동들을 꾸준히 방해하는 모습으로 기성세대들을 묘사한다. 기성세대들은 아이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면서,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보호시설로 보내려고만 하지, 이들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는 생각은 없어 보인다. 새로운 세대와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소통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설명해 주는 모습이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몸이 점점 투명해지는 히나,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출처:구글]

 

"맑음 소녀가 제물이 되어 사라지면,
이상했던 날씨가 원래대로 돌아온데."

 
 
호다카와 히나, 남동생 '나기'까지 이렇게 셋은 폭우로 인해 열차가 끊겨 멀리 가지는 못하고 호텔방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이들끼리 그냥 내버려 두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는 아이들이다. '맑음 소녀'로 일해서 번 돈으로 먹을 것도 잔뜩 사 와서 먹고 있다. 좋은 호캉스다... 밤이 늦어져 호다카와 히나는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여기서 호다카는 히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다. 히나는 가운을 벗어 투명하게 변해가는 몸을 보여주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호다카는 선물로 준비했던 '반지'를 히나에게 끼워주며 슬피 우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히나는 가운만 남겨놓고 사라져 있다...
 
 

 

거짓말처럼 '맑게 갠' 도쿄.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히나가 떨어뜨린 반지를 발견하는 호다카. [출처:구글]

 

"히나 씨가... 인간 제물이..."


구름 위의 하늘로 올라간 히나는 몸이 액체와 같이 투명해지며, 호다카가 끼워줬던 반지가 몸에서 흘러나와버리게 되어 슬피 울고, 경찰들에게 잡혀 호텔밖으로 나온 호다카는 하늘에서 떨어진 반지를 발견한다. 이렇게 호다카는 히나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히나라는 한 소녀가 '인간 제물'이 된 이후, 도쿄하늘은 거짓말처럼 맑았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히나를 직접 찾아나서는 호다카. [출처:구글]

 

"그냥 좀 둬요! 왜 막아요?
다들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르는 척만 하고!

난 그저... 한 번만 더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히나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것을 알게 된 호다카는 경찰에 연행되어 가지만, 또다시 탈출한다. 그리고는 필사적으로 히나가 처음 '맑음 소녀'가 된 그 신사로 달려간다. 일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스가가 폐건물로 들어와 호다카를 막아서지만, 그도 결국 호다카와 생각하는 바가 같았던 것일까, 뒤이어 추격해 오는 경찰들을 막아서며 호다카를 옥상으로 보낸다. 이렇게 호다카는 히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하늘로 올라간다. 어찌 보면 극 중, 어른들은 '맑음 소녀'라는 존재를 알고 있고, 그녀의 희생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 한 명의 희생을 묵인해 왔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들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행복이 희생되어도 괜찮은가'하는 '공리주의'와도 같은 것들에 대한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 대해 '기성세대'로 보이는 사람들의 태도는 소수의 행복이 희생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국 호다카의 선택은 '히나'.

날씨의 아이
날씨의 아이
히나와 다시 만난 호다카. [출처:구글]

 

"히나, 같이 돌아가자!"
"하지만 내가 돌아가면 또다시 날씨가..."
"상관없어,
넌 더 이상 '맑음 소녀'가 아니야!

두 번 다시 맑지 않아도 괜찮아,
푸른 하늘보다 '히나', 네가 좋아!

날씨 따위,
계속 미쳐있어도 돼!"

 
 
호다카는 그곳에서 히나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와 다시 땅으로 몸을 던진다. 히나는 자신이 다시 내려가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빼앗을 것 같은 죄책감을 느끼지만, 호다카는 이제 상관없어 보인다. 날씨가 미치든 어떻든, 히나와 함께 하고 싶다. 호다카의 선택은 결국 맑은 날씨가 아니라 '히나'다. 개인적으로 '날씨의 아이'는 절정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이 인상적으로 연출이 잘 된 것 같다. 항상 남을 위해 기도하던,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히나의 모습은 결국 자신을 투명하게 지워내어 가는 결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히나는 자신을 위해 기도하며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날씨의 아이날씨의 아이
히나와 함께 다시 땅으로 내려온 호다카. [출처:구글]

 
 
이렇게 호다카와 히나는 다시 땅으로 내려오고, 처음 올라갔던 신사에서 나란히 쓰러져 있다. 히나가 땅으로 내려오자, 또다시 도쿄에는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시 '비가 그치지 않는' 도쿄.

시가지의-상당-부분이-물에-잠긴-도쿄.
물에 잠긴 도쿄.

 

"알고 있니? 도쿄 부근은 원래 바다였어.
2백 년 정도 전까지 말이야.
옛날엔 도쿄가 작은 만이었다지?
그걸 인간과 날씨가 조금씩 바꿔온 거야.
그러니... 원래대로 돌아온 것뿐이야...
그런 생각도 든단다."

 
 
이후 호다카는 경찰에 잡히게 되고, 재판을 받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보호관찰받는 정도에서 사건이 마무리된다. 호다카는 섬에서의 일상을 지내고, 졸업할 때가 되어 도쿄로 다시 상경한다. 그런데 호다카가 학창 시절을 보내는 동안 도쿄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다. 그때 이후로, 비는 끊임없이 내렸고 도쿄의 많은 지역들이 수몰된 모습이다. 히나가 '맑음 소녀'일 때 만들어 두었던 공고로 또다시 의뢰가 들어와, 호다카는 이제 그 일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하러 의뢰인에게 들르는 장면이 있는데, 의뢰하신 할머니는 도쿄가 원래 바다였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어쩌면 '비'라는 장치는, 사회의 폐단이나 불행 등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것을 굳이 한 소녀가 짊어질 필요가 있을까.
 
 

날씨의 아이
다시 만나는 스가. [출처:구글]

 

"너무 신경 쓰지 마, 청년.
세상이란 건...
어차피 원래부터 미쳐있었으니까."

 
 
그리고 여기에 스가도 한마디 보탠다. '맑음 소녀'의 희생에 대해 아는 듯한 어른들은 이렇게 죄책감을 덜어주고 싶은가 보다. 어차피 원래부터 세상은 미쳐있었다고, 호다카와 히나가 세상을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고,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사람이 불행을 짊어질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그리고 히나를 마주하는 순간, 호다카는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진다. 다수를 위해 '맑음 소녀'가 꼭 희생될 필요는 없다는 희망이 엿보인다. 호다카와 히나는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고 행복을 찾으면 된다... 물에 잠긴 도쿄에서도 사람들은 다 각자의 방법으로 살아가니까.
 
 
 

날씨의 아이
날씨의 아이
'날씨의 아이'의 마지막 장면. [출처:구글]

 
 
 

"히나, 우리는 분명...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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