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아담 맥케이
- 개봉일 : 2021.12.08
- 상영시간 : 139분
- 누적관객수 : 약 7만 명
-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블랙 코미디/드라마/SF
-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롭 모건, 마크 라이런스 등
작품에 출연하는 수많은 스타들.
'돈 룩 업'이라는 작품은 코로나 시국이 한창인 2021년 1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며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복귀작으로 유명하며, 작품에는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티모시 샬 라메' 등 네임밸류가 어마어마한 스타들의 출연으로, 배우들의 이름값만 보더라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의 이름만 보고 바로 감상한 작품이다. 거기에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키드 커디' 등의, 배우가 아닌 스타들의 출연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경우는 연기력 논란이 있기도 했다는데, 오히려 그런 모습이 작품의 희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극 중 아리아나 그란데가 노래하는 장면이 있는데, 본업에서의 모습은 단연 훌륭하다.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
'천문학' 박사과정 수료생인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늘 하던 대로 우주망원경을 통해 별들을 관찰한다. 어느 날, 무언가 발견하게 되는데, 케이트의 이름을 붙일 '혜성'이다. 교수인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동료들은 새로운 발견을 한 케이트를 축하하고, 민디 박사가 혜성의 궤도를 계산하는데... 갑자기 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케이트와 함께 이 부분에 대해서 계산을 해보는데... 맙소사... 이 혜성은 곧 지구와 충돌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관계기관에 이 사실을 알리고, 이들은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으로 향하게 된다.
"하루 종일 계산해도 결과가 같더라고요...
6개월 14일 후, 지구와 충돌해요."
작품은 '운석 충돌'이라는 재난 상황을 기본 소재로 한다. 운석에 관한 재난영화는 '아마겟돈'이나 '딥임팩트' 같은 영화들이 있다. 하지만 '돈 룩 업'은 이런 류의 영화들과는 결이 좀 다르다. 종전의 영화들은 재난이라는 '빌런'(?)에 대항하여 단합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생존을 위한 드라마틱한 사투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작품은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운석' 자체는 주요 논점이 아니다. 작품은 단순한 SF영화가 아니라, 이런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에 보이는 '인간들의 행태'에 초점을 맞춘 '블랙 코미디'이며, 어찌 보면 기존의 아마겟돈과 같은 류의 영화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실제 지구에 이런 재앙이 닥친다면,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이렇게 민디박사와 케이트는 군용 수송기를 타고 불안에 떨며, 백악관으로 향한다. 하지만 한 시가 급한 이들의 모습과는 달리, 백악관의 태도는 이들과 온도차가 극명하다. 대법관 후보 문제 때문에 긴급한 회의를 해야 한다나... 아니... 인류가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긴급한 사안보다, 대법관 후보 따위가 더 중요하다고?... 결국 민디와 케이트는 백악관에서 대통령과 그 관계인들의 시답잖은 생일축하노래나 듣고 과자나 주워 먹으며 하루 종일 기다리지만, 대통령과의 면담을 하지 못하게 되고 다음날에야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정치, 경제, 사회... 작정하고 '다 까는' 영화.
"그러니까... 소행성인지 혜성인지 다가오고 있는데 우려스럽다고요?...
근데 날 찾아온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20분 드릴게요."
민디와 케이트의 말을 들은 대통령 '올리언'의 반응은 기가 막힌다. 과학자가 수치를 들어 정확하게 설명해도 항간에 떠도는 '음모론'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민디와 케이트의 말에 내내 농담과 빈정거림으로 일관한다. 그래서 돈이 얼마나 드냐느니... 얼마 남지 않은 선거에 끼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무능력한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과장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위기상황에서도 본인들의 지지기반과 영향력을 의식하는 것은 실제로 흔히 보이는 지도층들의 모습이다. '의견'이 아니라 '사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도무지 귀를 열고 들으려 하질 않는다. 결정권자들의 이런 모습은 한심하기도 하지만, 공포스럽기도 한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모습에서 실제 미국의 여러 정치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전문가들의 말을 듣고도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무지함, 언론이나 대중을 의식한 행동들, 유명인사와의 스캔들, 대통령의 아들이자 비서실장인 '제이슨 올린'으로 대변되는 비선실세, 굳이 군함 위에서 하는 연설 등... 실제 미국의 대통령이나 유력정치인들의 모습을 모아놓은 풍자덩어리가 작품에서의 '대통령'이다.
백악관에서 나온 민디와 케이트는 대통령과 관계인들의 태도에 도무지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이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이들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민디와 케이트는 '언론'을 이용할 생각을 한다.
"죄송한데 저희 말이 어렵나요?...
'지구가 파괴될 거란 소식'은...
재밌으면 안 되는 거예요. 무섭고 불편해야 할 소식이라고요.
매일 밤 지새우면서 울어야 해요.
우리 모두 100% 뒈진다잖아요!"
그런데 TV쇼에 나간 민디와 케이트에게 보이는 상황들도 기가 차기는 매한가지다. '라일리'(아리아나 그란데)의 시답잖은 연애이야기를 다루는 이 쇼의 모습에서 진지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으며, 진행자들은 모든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가십거리화 하기에 급급하다. 심지어는 민디와 케이트가 이야기하는 '지구가 파괴될 거라는'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소식조차도 말이다. 이에 케이트는 답답함이 폭발해 버리고, 대중들에게 팩트를 아주 강하게 말한다.
TV쇼가 방송을 탄 후, 이 일을 보고 듣는 대중들도 마찬가지다. 민디와 케이트가 한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 단순한 가십거리가 될만한 것에만 귀 기울이는 대중들이다. 비교적 부드러운 태도로 방송에 임했던 민디는 '매력적인 과학자'라느니... 거칠게 팩트를 짚은 케이트는 '마녀천문학자'라느니... 피노키오를 연상하게 하는 밈들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대중들이 얼마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매체들을 접하는지를 풍자한다. 실제로 매스컴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자극적이고 눈에 띄는 주제들로 콘텐츠들이 제작되기 일쑤고, 이를 소비하는 요즘의 시청자들은 재미없고 불편한 소식들을 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봐야 할 때는 좀 보고, 들어야 할 때는 좀 듣자... 살다 보면 매번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 순 없는 법이다.
거기다 '피터'라는 재벌로 대변되는, '재계'의 인사들도 제대로 풍자되고 있다. 백악관은 민디와 케이트가 TV쇼에 나간 이후, 스캔들로 인해 불안한 입지에 놓이게 되고, '혜성 충돌 사태에서의 대처모습'을 정치적으로 반전을 꾀하는 노림수로 택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뭐 어쨌든 백악관이 이 사안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처를 하려는 모습들이 보인다. 실제로 관련기관들이 핵무기를 써서 혜성의 궤도를 바꾸려는 작전이 진행되는데, 이를 방해하는 인물이 '피터'이다. 그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백악관과 정부의 '공적인 프로젝트'에 '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계와 재계가 비리로 엮인 모습들이 계속 비친다. 심지어는 혜성이 희귀한 광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는 피터는 이 영향력을 사용해, 인류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작전에 투입되는 우주선을 귀환시키기도 한다. 이들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미친 게 아닌가 싶다 정말로. 자신들이 개발한 최첨단 장비로 이 광물들을 손에 넣을 계획을 세운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도 여기서 이윤을 남길 거리를 찾는다. 괜히 재벌이 된 건 아닌 것 같다. 피터의 모습에서도, 실제 유명한 기업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Look Up' vs 'Don't Look Up'
"분명 시청자 중에 많은 분이 지금 이 말도 안들을 거예요.
본인만의 정치적 이념이 있으니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어느 쪽의 편이 아니라 그냥 '진실'을 말하는 것뿐이에요.
미국 대통령이 거짓말을 지껄이고 있는 거예요!
저도 여러분과 같아요. 제발 대통령이 생각이 있는 거면 좋겠고,
국민을 생각하는 거면 정말 좋겠는데...
아무래도 이 정부는 싸그리 미친 것들 같다고요!
우린 전부 다 죽을 거예요!"
작품은 민디박사로 대변되는 학계의 모습도 풍자한다. 민디는 TV쇼의 진행자 '브리'와 바람을 피우고, 명성을 얻자 SNS에 신경 쓰는 모습도 보이며 대중을 의식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결국 그들도 사회적 지위가 주어지고 명성이 따르니, 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아내에게 바람을 핀 사실이 들키고, 피터에게 모욕적인 말을 당하던 민디는 무언가 깨달은 바가 있는 듯하고, TV쇼에서 케이트와 같이 폭발해 버린다. 디카프리오의 연설장면은 정말 속이 시원한 장면이다.
이후부터는 민디박사와 대통령은 대립각을 세우게 되며,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서 'Look Up'과 'Don't Look Up' 캠페인들이 일어나게 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제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혜성이 보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하늘을 올려다보기만 하면 혜성이 보이는데도, 여론은 둘로 갈린다. 기가 막힌 상황이다. 영화에서 보이는 인류는 죽는 그 순간까지도 편 가르기 하는 습성을 보인다. 버젓이 하늘에 떠있는 혜성이 보이는데도 이런 정도면, 대중들의 여론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만약, 세상이 끝나는 날이라면.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피터의 최첨단 장비들은 변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전부 파괴되고, 인류는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혜성은 예정대로 지구와 충돌한다. 민디와 케이트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저녁식사'를 지구에서의 마지막 순간으로 정한다. 결국 인간의 삶에서 이런 사소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행복을 느끼는 '최고의 순간'이지 않을까.
작품은 마지막까지 풍자를 잊지 않는다. 대통령과 유력인사들은 지구의 종말을 피해, 냉동인간 상태로 우주선에 탑승해 머나먼 행성으로 떠난다. 여기서 웃긴 사실은, 유력인사들이 나이가 많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생각이기도 한데, 인간이라는 종이 번식하는 데 불리한 늙은 노인들만 우주선에 가득 탑승했었다는 것이고, 2만 년이나 날아간 곳에 발가벗은 채로 무기 하나 없이 안일하게 우주선에서 내린다. 끝까지 무능하고 멍청한 모습이다. 이렇게 이들이 행성에 서식하고 있는 동물들에게 무방비로 공격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품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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