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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벽한 타인(Perfect Strangers)] - 우리는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by 애니그마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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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
'완벽한 타인'(Perfect Strangers) [출처:다음영화]

 

 

주요 정보

  • 감독 : 이재규
  • 개봉일 : 2018.10.31
  • 상영시간 : 115분
  • 국내 누적관객수 : 약 529만 명
  •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코미디/드라마
  • 출연 :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김지수, 염정아, 송하윤, 윤경호 등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동창 모임, 7명의 등장인물

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의 집들이 모임. 초대받은 친구들이 집을 방문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을 어릴 적 친구들과의 모임이다. 몇십 년 동안 매번 만날 때마다 회자되었을 어릴 적 사건들과 추억팔이들을 지나 핸드폰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개인정보문제에 관한 이야기 쪽으로 이야기가 흐를 때쯤, 그 속에서 한 가지 제안이 들어온다.

 

저녁식사 동안에 각자 핸드폰으로 오는 내용을 전부 공개하자는 것.

 

저녁시간 동안 사생활이 전부 공개된다는 뜻인데... 동의하는 얼굴들에 긴장감이 얼핏 지나간다.

 

 

 

일곱 명의 등장인물.

  • 석호 (조진웅) : 성형외과 원장. 서울대 출신의 가슴성형 전문의로 꽤나 명성이 있는듯하다. 예진의 남편이다. 딸에게는 좋은 아버지이고 남편으로서도 훌륭한 듯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빵빵한 처가에 멸시당하는 자존감 낮은 가장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부인 몰래 투자를 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 예진 (김지수) : 정신과 의사. 태생부터 부잣집 딸에, 남편도 의사, 공부 잘하는 딸. 겉으로 보기에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캐릭터이다. 대학시절에 아이를 가진 탓에 일찍 결혼했고 그 선택에 대한 후회가 많아 보인다. 남편에 대한 애정이 식은 지는 오래인 것 같고, 실제로 준모와 내연관계다. 이 일곱 명이 모인 저녁식사에서 모든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게임을 제안하는 장본인이다. 자신보다 어리고 예쁜 준모의 아내에게 느끼는 질투와 열등감 때문에 이 위험한 게임을 제안한 것 같기도 하다.

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
석호와 예진. [출처:다음영화]

 

  • 태수 (유해진) : 변호사.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다. 고시생 때부터 함께 한 수현과 결혼해 아이 셋을 둔 가장이다. 음주운전을 한 아내를 대신해 대신 자수를 선택한 과거가 있다. 그때부터 아내와 소원해진 듯하다. 말이나 행동에서 아내를 무시하고 미워하는 태도가 보인다. 텔레그램에서 알게 된 여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벗은 몸을 찍은 사진을 받아보면서 일탈 중이다. 이날 저녁식사 중에 이 여자의 연락이 올까 봐 노심초사한다.
  • 수현 (염정아) : 주부. 자기 자신보다는 아내, 어머니, 며느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수동적인 캐릭터이다. 앞서 말한 과거의 실수 때문에 남편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망가진 부부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한다. 문학모임에 다니며 블로그에 남편과의 좋았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연애소설을 연재하고 있으며 이것은 부부관계의 단절 속에서 탈출구로 선택한 활동인듯하다.

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
태수와 수현. [출처:다음영화]

 

  • 준모 (이서진) : 사업가. 바람둥이에 놀기 좋아하는 한량느낌의 부잣집 도련님이다. 똑똑한 머리로 한 자리씩 하고 있는 친구들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세경과 결혼한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 그것으로 열등감이 있고, 그래서 처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사업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지만 그다지 능력 있는 사업가 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무너진 자존감을 여러 여자를 만남으로써 충족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친구의 아내와 바람피우는 것도 그중 하나, 심지어는 자신의 레스토랑의 직원과도 내연관계다.
  • 세경 (송하윤) : 수의사. 준모의 아내. 준모와는 나이차이가 많아 보인다. 어리고 예쁘고 준모의 레스토랑에 지원을 해줄 만큼 집안도 힘이 있는듯하다. 이 모임에서는 처음 얼굴을 보이는 인물이고 결혼한 지도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비밀이 폭로된 이후로도 충격은 받은듯하나, 이 관계를 정리하는 게 비교적 쉬워 보인다. 자존감이 강해서 결혼이나 다른 인간관계에 굳이 집착하지 않는 것 같다.

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
준모와 세경. [출처:다음영화]

 

  • 영배 (윤경호) : 전직 체육교사. 아버지가 교장선생님이다. 친구인 남자주인공 넷이 같은 학교를 나왔는데 그 학교의 교장이란다. 교육자집안 출신답게 바르게 성장해 아버지의 뒤를 따라 체육교사가 되고, 결혼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체육교사도 그만뒀고, 아내와도 이혼상태다. 이유는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다. 게이로 살기로 하면서 많은 것을 잃은 상태다. 인식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며, 커밍아웃을 하는 것을 꺼린다. 친구들도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실패자라고 무시하는 모습이다.

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
영배. [출처:다음영화]

 

 

껍데기뿐인 관계, 나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친구라는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극 중 등장인물들은 어린 시절부터 몇십 년 동안이나 교류한 관계다. 생각해보면 친구라는 관계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같은 학교, 같은 반, 같은 학과와 같이, 잠깐동안 한 곳에 묶여 생활하면서 있었던 추억들을 관계가 끝날 때까지 되새김질한다. '야 너 그때 뭐 했잖아, 그때 진짜 웃겼는데' , '너 그때 누구한테 고백했다가 차였잖아.' 같은 것들. 이런 추억팔이들 모두 해본 적 있을 거다. 사실, 잠깐 묶여있던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각자의 위치에서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짧았던 교류의 기억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로의 인생에 대해서는 사실 잘 알 수가 없다. 주인공들만 봐도 그렇다. 성형외과 원장과 변호사나 사업가가 삶의 결이 비슷할 거라 보긴 어려울 것이다. 이러니 만나면 함께 공유하고 있는 기억을 찾게 될 것이고, 화제가 어릴 적 추억팔이가 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기본적으로 등장인물들은 서로에 대한 시기, 질투와 열등감 때문에 가식적이고 부풀려진 모습으로 친구들을 대한다. 자신들의 물질적인 풍요,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 같은 사회적 성공의 지표라 할 수 있는 것들을 과시하기 바쁘다. 치부를 드러내는 행위는 극도로 꺼린다. 사회적 체면과 자존심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니까. 이건 친구라고 예외가 아니다. 영화는 친구라는 관계를 비생산적이고 피상적인 관계일 수 있다고 꼬집고 있는 듯하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지만 결국 타인과 다를 바 없다.
그야말로 '완벽한 타인'인 거다.

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 웃음들은 사라진다. [출처:다음영화]

 

 

사람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삶, 개인의 삶, 비밀스러운 삶.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사람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단다. 핸드폰은 이 모든 삶을 하나의 공간에 모아놓은 장치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핸드폰은 한 사람에 관한 모든 정보와 생활상이 담겨 있는 기록물이라 봐도 된다. 이것이 타인에게 공개되었을 때, 여유가 점점 없어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통쾌하면서도 서늘한 느낌이 든다. 내가 저 상황에 처했을 때를 상상하면 마냥 웃을 수 있을까? 오묘한 불편함을 만들어내는 영화다. 다소 과장된 설정들과 너무 많은 이야깃거리에 산만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글쎄... 현실이 영화보다 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구나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은 가지고 살아갈 테니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교류를 한다. 그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을 공유하면서 살 필요는 없다. 관계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른 면을 보여주면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적당한 허세와 체면치레, 위선은 인간관계를 매끄럽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사회성이라는 것의 본질이다. 영화는 이 지점을 정확히 꿰뚫는다.

 

완벽한타인(Perfect Strangers)
영화는 이 공간에서 모든 게 시작되고 끝난다. [출처:다음영화]

 

여담

다른 코미디 장르 영화에 비하면 완성도가 아주 높다. 잘 짜인 각본, 끊임없이 이어지는 배우들의 티키타카. 별다른 시각적 효과 없이 배우들의 대사와 연기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몰입감이 상당하다. 그냥 코미디 영화로 생각하고 봐도 막장스러움에 재밌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영화다. 아직 못 본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바란다.

 

 

아! 그리고 연인과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이 살벌한 게임을 제안받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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