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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미스터 션샤인]

[미스터 션샤인(Mr.Sunshine)] - '쿠도 히나/이양화'(김민정)

by 애니그마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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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션샤인 쿠도히나미스터션샤인 쿠도히나
'쿠도 히나'(이양화) [출처:구글]

 

'호텔 글로리'의 여사장, 일본인 '쿠도 히나'.

작품에서 주요한 배경이 되는, 한성에 위치한 호화로운 호텔, '글로리'는 어린 여사장에 의해 운영된다. 그 여사장의 이름은 '쿠도 히나'. 조선 이름은 '이양화'. 그녀가 두 개의 이름을 가지게 된 데에는 기구한 사연이 있는데, 딸을 출세나 부의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친일파 '이완익'의 딸로 태어나, 늙은 일본인 거부에게 일찍 시집갔기 때문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늙은 남편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고,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아 표면상으로 '일본인'으로 살고 있다. 절세의 미모 덕분에, 호텔은 돈 많고 허영심 많은 남정네들로 초만원이며, 그들은 젊고 아름다운 과부의 지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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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나른한 눈빛과 말투, 시를 읊는 듯한 화법이 매력적인 캐릭터다. 김민정 배우는 쿠도히나 '그 자체'다. [출처:구글]


어느 날, 호텔로비에서 종업원의 손목을 잡고 진상을 부리는 손님이 있다. 이에 히나는 찻잔 받침을 깨, 파편으로 그 진상의 손을 그어버린다. 함께 온 일행은 히나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눈치고, 당황하며 진상을 데리고 호텔을 나간다. 종업원인 '귀단'(김시은 배우)은 귀한 식기가 깨져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린다. 이때, 쿠도 히나가 한 마디 하는데, 캐릭터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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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히나를 잘 설명해주는 장면. [출처:구글]

"그깟 잔이야 다시 사면 그만,
나는 네가 더 귀하단다.
그러니 앞으로 어느 누구든 너를 해하려 하면,
울기보단 물기를 택하렴."

진상 손님에게 거침없이 응징을 가하는 것을 보면, 그녀는 아버지인 이완익을 증오하고 있긴 하지만, 본인의 엄청난 재력과 아버지의 영향력을 필요시에 적절히 잘 이용하는 영리한 여인임을 알 수 있다. 앞서 희성의 경우와 같이 고약한 집안 어른들과는 달리 고운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도 알 수 있으며, 이후에 '소란스럽긴 했지만 재밌지 않았나요?'라며 능청스럽게 상황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면 장사수완도 뛰어난 것 같다. '울기보단 물기를 택하라'는 말을 보면, '그녀가 살아온 생이 편하진 않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며, 그녀의 생존방식이 보인다. 상처가 많고 때로는 생존을 위해 강수를 두기도 하는 인물임을 시사하며, 이런 시대에 조선인인 동시에 일본인, 거기다 늙은 거부에게 팔려갔던 젊은 과부라면... 풍파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완익의 딸, 조선인 '이양화'.

역관 출신의 '이완익', 일본이름은 '리노이에'. 그는 일찍부터 외국어를 하게 되면서, 국제 정세에 밝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출세와 이익을 우선시하는 간교한 사람이었다. 신미양요 당시, 미국을 등에 업으려다 수가 틀리자, 일본으로 노선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 그저 계산기를 잘 두드리는 속물이다. 조강지처이자 양화의 어머니였던 여인도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내친 것 같아 보이며, 딸인 양화도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일본의 늙은 재력가에게 팔듯이 시집보내버린다. 그래놓고 그것을 아주 잘한 선택이라고 자부하며 사는 듯하다. 양화는 행방이 묘연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꾸준히 찾는 모습이 보이며, 아버지인 이완익과는 '원수지간'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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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뵌 지 족히 10년은 넘은 듯 합니다. 리노이에 상." [출처:구글]

"아, 제일 조용한 방이 어디니? 내 이 호텔을 좀 써야 되갔어."

"내 호텔은 친일파, 친미파, 친러파, 애국지사, 길 가던 똥개까지 다 환영입니다만,   
딱 한 사람, 리노이에 상만은 출입금지입니다.
저는 리노이에 상의 말을 들을 이유가 일원반푼어치도 없거든요.
호적이 '쿠도가'에 있어서...
나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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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아버지덕에 많은 것을 잃은 '이양화' [출처:구글]

"이완익 대감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인데?"
"내 아버지야."
"그의 딸이었어?..."
"안 닮았지?, 안 닮았다고 해 줘."
"전혀..."
"그래서 나 개인경호원이 필요해, 더는 안 뺏겨."
"뭘 뺏겼는데?"

"내 엄마, 내 청춘, 내... 이름..."


이렇듯, 양화는 친일파인 아버지를 수치스러워하며, 증오의 대상으로 본다. 호텔 같은 경우도 시커먼 속내를 드러내며 뺏으려 하는 아버지에게서 지켜내기 위해 '쿠도'라는 일본남편의 성을 쓰는 것으로 보이고, 다른 대화내용을 보면, 남편을 히나가 독살한 것으로 추정되며, 진실이 담긴 '시체검안서'가 양화에게 약점이 되기 때문에 이것을 차지하려는 아버지와의 암투가 보인다.

 

‘구동매’와 ‘이양화’, 그들의 관계.

"빼앗긴 이름이 뭐였는데?"
"이양화."
"예쁜 이름이네."


극 중, '이양화'라는 쿠도 히나의 조선이름을 불러주는 유일한 사람은 '구동매'다. 이들은 내내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친구'처럼 보인다. 양화가 초반에 보여주는 모습은 유진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 하지만, 딱히 관계 진전은 없다. 애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유진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갑자기 나타난 훈훈한 뉴페이스에, 조건 좋은 매력적인 혼처후보 정도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결국 항상 양화 옆에 있는 남자는 동매였으며, 동매 옆에 있는 여자 또한 양화다.(그러니까 결국 희성이만 불쌍하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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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매와 양화의 명장면. [출처:구글]

"손이 차보여서." (권총을 발견한다.) "말로하자."
"여인의 손을 잡을 땐, 조심해야지. 늘상 고운 것만 들렸을까."
"(피식) 근간엔 어찌 이리 위험한 여인들만 맞닥뜨리는지."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지."
"나 요새 착하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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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코찡긋'은 살인적이다. 이래도 니네가 친구니? 아닌 것 같은데. [출처:구글]

"어디 다녀오는 거야?"
"그냥 무작정...
눈도 오고, 호텔은 북적이고, 코트도 새로 맞췄고."
"(피식) 어디서 그대 같은 걸 잘도 지어 입었네."
"예쁘단 얘기지?"
"주머니에 총을 감춘 여인이 안 예쁘면 어떡해."
(양화의 웃음.)

이 눈 오는 날 거리에서의 장면은 동매와 양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인상적으로 봤던 장면이다. 눈 오는 풍경이나 카메라 구도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서로에게 이성적으로 어필하는 듯한 대사도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양화는 동매가 투옥되었을 때, 위증을 해 동매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린 호텔의 종업원 '귀단'에게 복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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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안 싫어해." [출처:구글]

"한성을 떠나려고? 어디로, 왜? 아픈 어미는 어쩌고 짐이 한가득이네."
"대답해야 하나요?, 전 이제 아씨네 빈관 여급도 아닌데."
"대답하라고 물은 건 아니란다. 내가 그게 뭐 궁금하겠니?... 그저, 네 인생을 망가뜨리기에 앞서, 선처의 기미가 없는지 살펴본 거야. 한데 방금, 네년을 물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인생을... 망가뜨리다뇨?"
(펜싱검으로 여급의 뺨을 그어버린다.)
"멍청한 계집이 착하지도 않으면 이리 탈이 나는 거란다. 잊지 말라고 새겨주는 것이니 명심하고 살아."
"제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합니까! 구동매는 조선인 모두가 싫어하는 자였습니다!"

"난 안 싫어해."


확실한 것은, 양화와 동매는 서로에게 가장 편한 관계이고 속마음을 보일 수 있는 유일한 관계였다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국가와의 관계도 그렇고, 극 중에서 양화가 펜싱을 수준급으로 구사한다는 점을 보면, 칼잡이인 동매와의 유사성이 보이는 점과 같이, 둘을 묶어놓는 장치들을 많이 찾을 수 있다. 동매에게도, 다가갈 수 없는 하늘과도 같은 존재가 '애신'이었다면, 눈을 마주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진짜 연인은 '양화'였을지 모른다.

 

'쿠도 히나'와 '고애신', 달콤 살벌한 관계.

젊은 일본인 여사장과 조선양반가의 여식. 이상한 조합이다. 이들은 특별한 사연들로 묶이게 되는데, 하나는 '남자', 또 하나는 '가족사'다. 히나는 애신에게 '질투'를 느낀다. 신분으로 인한 만인의 관심을 받게 되는 점도 그렇지만, 어찌 된 게 남자들이 죄다 애신에게만 관심을 쏟으니 말이다.(이를 두고 히나가 혼잣말로 질투를 표현하는 장면이 있는데, 세 남자를 '바보', '등신', '쪼다'로 각각 부르며, 이른바 '바등쪼'라는 용어가 생긴다. 극 중, 이 남자들의 실없는 농담장면이나 웃긴 모습들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이와 함께, 애신은 자유롭고 세련된 히나의 삶이 부럽다. 양반가의 여식으로 살기에는 애신이라는 캐릭터는 생각이 상당히 진보적이다. 애신의 눈으로 봤을 때, 히나의 삶은 '동경의 대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둘에게는 '원수지간'이라는 설정이 부여되는데, 애신의 부모를 죽인 인물이 '이완익'이다. 그리고 이후, 이완익을 죽이는 인물은 '애신'이다. 섞일 수 없을 듯 보이지만, 이들은 질투와 동경이 섞인 오묘하고 살벌한 기싸움을 보여주며, 결국은 조선을 위한 길에 걸음을 함께한다. 그 모습은 '우정'이라는 것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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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익의 집에 각각 훔쳐낼 서류들을 찾던 중, 서로의 정체를 아는 모습.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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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익의 집에서의 일에 대해 입을 맞추는 모습. [출처:구글]

"귀한 애기씨 입술이 터진 건 뭐라 둘러대시려나?"
"아무도 내게 묻지 않소... '감히'."
"제가 묻지 않습니까...'지금'."
"약점을 잡았다 생각지 마시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잡았을 수도 있으니."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애기씨도, 저도 양날의 검을 잡고 있거든요."
"그럼 됐소. 그날 일은 묻읍시다."
"바라는 바입니다."


이완익 대감의 집에 침입했다가 서로 정체를 들키게 되며, '둘만 아는 비밀'이 생기게 되고, 서로 이렇듯 살벌하게 기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후에 애신이 이완익을 암살할 때에도, 히나는 남보다 못한 피붙이의 죽음을 순리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완익을 암살한 범인을, 남편의 부검을 맡았던 의사로 위장시킨다. 이렇듯 둘은 서로 인간적으로 끌리며 돕는 모습을 보이고, '동지애'와 같은 것을 느낀다. 이런 식으로 만나는 장면들은 후에도 몇 번 있는데, 나누는 대화나 농담들을 보면 퍽 친밀해 보인다.

 

일본을 물기로 한, 조선인 '이양화'.

양화는 의병들의 배후에 있는 '이정문' 대감에게 어머니의 행방을 찾아주는 대가로, 조선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비밀리에 해주고 있었다. 애신이나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도 있으니, 양화도 결국 한 배에 타 있는 것이었다. 결정적으로 양화가 일본을 '물기로' 결심한 계기는, 조선에서의 영향력이 강해진 일본 군대가 호텔 글로리의 객실을 강제로 군인들의 숙소로 헌납시키면서부터다. 호텔에 걸려있던 태극기가 떨어지고 욱일기가 걸린다. 양화는 떨어진 태극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렇게까지 빼앗으면... 물어야 하나?...
조선의 독립에... 발 한번 담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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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물기로 작정한 양화. [출처:구글]

양화는 대한제국 군대해산에 대항하는 시위대를 구하기 위해 일본군을 총으로 쏘는 모습도 보이고, 글로리 호텔에 일본군인들이 들어차 있을 때, 폭탄을 터뜨려 의거를 할 계획을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애신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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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폭발씬 [출처:구글]



계획은 성공하고 양화는 동매에게 구출되지만 치명상을 입은 상태다. 목숨이 꺼져가는 동안 동매에게 업혀 바닷가를 걷는다. 양화는 쭉 동매를 기다렸노라고 말하며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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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끝까지 양화의 곁에 있었던 사람은 '동매'였다. [출처:구글]

 

"눈 오려면 아직 한참이야."
"그 한참을... 넌 더 살라구.
빨리 오지 말고.
거기선 나... 너 안 기다린다..."

(양화의 팔이 툭 떨어진다.)

"양화야... 양화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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