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은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행사 중에 하나이다. 흔히 '오스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시상식의 정식 명칭이 '아카데미'이고, 수상자에게 전달하는 트로피를 '오스카'라고 지칭한다고 한다. '세계 3대 영화제'라고 불리는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아카데미는 이 영화제들과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아카데미는 시상을 위한 '시상식'이며, 3대 영화제는 작품 상영을 위한 '영화제'의 성격을 가진 점이 다르다고 한다. 시상하는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에서도, 아카데미는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영화계 인사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해, 투표를 통해 작품이 선정되는 방식이고, 3대 영화제는 소수의 권위자들에 의해 작품이 선정되는 방식이라고 한다.
성격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것은,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는 행사가 세계 영화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수상과는 관계없이 후보작품으로 노미네이트 되는 것만으로도 영화인들에게는 커리어적으로 상당한 영예가 된다고 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상영된' 영화를 대상으로 하며, 올해로 95회째를 맞는다. 미국 시간으로 2023년 3월 12일에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시상식은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진행된 바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대한민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대한민국의 족적이라고 볼 수 있는 이슈들은 지난 2020년에 4개 부문에서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들 수 있으며, 2021년에 영화 '미나리'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가 있다. 비교적 타문화권의 작품에는 인색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런 행보는 아주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에도 수많은 영화 관계자들의 예상으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장편 국제영화상'의 후보로 노미네이트 될 것으로 보였으나, 최종후보에서 헤어질 결심이 아쉽게도 탈락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최대의 이변'이라는 평론가들의 평이 많았다. 칸 영화제에서 좋은 행보를 보이는 박찬욱 감독이지만, 아카데미에서는 유독 운이 따라주지 않는 듯하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부문 수상.
장편 국제영화상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Im Westen Nichts Neues)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다룬 '독일 영화'다. 비영어권 작품으로, '장편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이 부문은 '헤어질 결심'이 1차 후보에 선정된 부문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무려 9개의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4개의 부문(음악, 미술, 촬영, 국제장편)에서 수상했다.
'장편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궁금하다면?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각색상
세라 폴리 (위민 토킹)
'위민 토킹'은 종교 집단에서 성적 착취를 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작품이다. '미리암 테이스'라는 캐나다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각색한 작품이다. 두 개의 부문(작품, 각색)에서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각색 부문' 하나에서 수상했다.
각본상
다니엘 콴, 다니엘 샤이너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올해의 문제작이다. '다니엘스'라고 불리는 이름이 같은 두 명의 감독은 실제 친구 사이라고 하며, 이 작품의 감독, 각본 등 작품 전반에 걸쳐 여러 부분에서 제작에 참여하였다.
조연상
여우 조연상: 제이미 리 커티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 조연상: 키호이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조연상'은 남녀 모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배우들이 독식했다.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제이미 리 커티스'는 인지도에 있어서 '양자경'을 제외하고는 최고였으므로 작품의 흥행에 적지 않은 공이 있었던 것 같다. 작품에서는 '디어드리 보베어드라' 역으로 연기했다.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키호이콴'은 어릴 적, 아역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적이 있으나, 아시아계 배우의 수요가 없는 할리우드의 현실을 보고 꿈을 접었다가, 최근에 배우로 복귀해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거머쥐게 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다. 베트남계 미국인이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웨이먼드 왕' 역으로 연기했다.
주연상
여우 주연상: 양자경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 주연상: 브랜든 프레이저
(더 웨일)
여우 주연상 역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배우다. '에블린 왕' 역으로 연기한 '양자경' 배우는 홍콩액션배우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며, 이번 수상으로 동아시아계 배우로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쾌거를 이루었다. 남우 주연상은 '더 웨일'이라는 작품의 '찰리 사스필드' 역을 연기한 미이라 시리즈로 잘 알려진 '브랜든 프레이저' 배우가 수상했다. 작품에서 브랜든 프레이저는 큰 상처를 안은 고도 비만의 남자가 딸과의 관계회복을 하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연기한 바 있다. '더 웨일'은 3개의 부문(남우 주연, 여우 조연, 분장)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두 개의 부문(남우 주연, 분장)에서 수상했다.
'남우 주연상' 브랜든 프레이저의 [더 웨일]이 궁금하다면?
감독상
다니엘 콴, 다니엘 샤이너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다중 우주'를 넘나드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그리며, 다소 가벼운 작품의 분위기 속에, 날카로운 사회적,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시상식에서 무려 10개의 부문에서 11개의 노미네이트가 있었다...
작품상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그 해의 최고 작품을 뽑는, 가장 주목받는 부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라 할 수 있는 '일상이 주는 행복'은 요즘과 같은 어려운 시국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는 평이 많으며, 아시아계의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는 작품으로서 작품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영어권 국가의 작품들로 일색이었던 판도에 변화를 가져다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노미네이트 된 주요 작품들.
- 이니셰린의 밴시: '콜린 패럴' 주연의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두 친구의 싸움을 '아일랜드 내전'에 빗댄 블랙코미디 형식의 작품이라고 한다. 무려 9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수상은 하지 못했다.
- 엘비스: '오스틴 버틀러' 주연의 영화다. 무려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엄청난 인물을 다룬 전기영화가 되겠다. 8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수상은 하지 못했다.
- 파벨만스: '미셸 윌리엄스' 주연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이다. 스필버그 감독 본인의 전기를 다룬 영화라고 한다.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수상은 하지 못했다.
- 타르: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작품이며, '타르'라는 이름의 재능 있는 여성 지휘자의 삶에서 클래식 음악업계를 조명하고, 예술가로서 창작의 고통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6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수상은 하지 못했다.
- 탑건 - 매버릭: 1986년 개봉한 영화 '탑건'의 후속작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작품이며,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음향'부문에서 수상했다.
- 아바타 - 물의 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의 후속작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4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시각효과'부문에서 수상했다.
- 바빌론: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주연의 작품으로, 1920년대의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업계를 그린 작품이다. 3개의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수상은 하지 못했다.
- 더 배트맨: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배트맨'을 다룬 히어로물이다. 배트맨의 어두운 면들을 부각해, 히어로의 고뇌를 표현한 작품이다. 3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수상은 하지 못했다.
- 슬픔의 삼각형: '우디 해럴슨' 주연의 작품으로, 2022년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호화 요트가 좌초되어 탑승한 부호들이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사회 풍자극이라고 한다. 3개의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수상은 하지 못했다.
시상식에 관한 여담.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크게 이변 없이 수상할만한 작품이 수상을 했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인 듯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11개의 노미네이트를 받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무려 7관왕을 하면서, 주요 수상을 독식했다는 점이다. 뒤이어 4관왕을 차지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주로 '기술적인 부문'에서 많은 수상을 이뤘다. 몇몇 작품이 수상을 독식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다른 훌륭한 작품들이 무관에 그치는 모습은 조금 아쉬운 것 같다. 하지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 '더 웨일'의 노미네이트들에서 보이는,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런 점 때문에, 아카데미 시상식이 인종의 벽을 허물어 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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