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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맨 프럼 어스(The Man from Earth)] - '시나리오의 힘'을 보여주는 저예산 영화계의 수작.

by 애니그마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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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맨-프럼-어스'의-포스터.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년 공개되어 저예산 영화의 수작으로 평가받는, '리처드 쉔크만' 감독의 [맨 프럼 어스(The Man from Earth)]에 관한 정보와 개인적인 리뷰를 제공하는 포스팅입니다.

 

 

주요 정보

  • 감독 : 리처드 쉔크만
  • 개봉일 : 2007년 6월 10일(미국), 2010.09.30(한국)
  • 상영시간 : 87분
  •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SF/미스터리
  • 출연 : 데이비드 리 스미스, 존 빌링슬리, 토니 토드, 리처드 리엘, 엘렌 크로포드, 애니카 패터슨 등

 
 
 
 

제작비 20만 달러로 만든 영화.

'맨 프럼 어스'라는 작품은 적은 제작비를 들인 수작으로 평가된다. 화면으로 인한 볼거리는 이 영화에 전혀 없다. 오로지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의 대화에 의해서만 진행된다. 주제는 다르지만 '완벽한 타인'과 같은 류의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맨 프럼 어스는 고작 20만 달러 정도의 적은 제작비를 들여 제작되었고, 배우들의 연기력과 시나리오의 힘만으로 아주 훌륭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인상적인 작품이었던 것 같다.
 
 

 

어느 대학 교수의 환송회.

존의-환송회를-위해-그의-집으로-모이는-동료-교수들.
작품은 여기에서 시작되어 여기서 끝난다.

 

"어떤 사람이 구석기 후기부터
현재까지 살아있다면?..."

 
 
'존 올드맨'이라는 이름의 대학교수는 10년 동안 이 지방의 대학에서 평판이 좋은 교수였다. 하지만 그는 종신교수가 될 수 있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일을 그만두고 떠날 것을 결심한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동료교수들을 초대해 환송회를 하는 자리에서 그와 함께 했던 동료 교수들은 이런 존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며, 의문을 제기한다. 그들이 보기에 존은 뚜렷한 이유 없이 떠나는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존은 동료 교수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나 던진다.
 
 

 

 

14000년을 살아왔다는 남자.

구석기 후기부터 현재까지 살아남는 인간이라면... 약 14000년을 생존해 왔다는 뜻인데... 존은 자기가 14000년을 살아온 인간이라 말한다... 동료 교수들은 당연히 이를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동료 교수들은 각기 다른 전공을 가졌고, 의사, 인류학, 미술, 고고학 등 여러 학문들을 대표한다. 기본적으로 '맨 프럼 어스'는, 14000년을 직접 살아왔다고 말하는 한 인간과, 각 학문을 전공한 교수들의 대화를 통해,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동료-교수들과-대화하는-존.
처음에는 다들 재밌는 농담 주제로 생각한다.

 

"콜럼버스와 항해할 기회가 있었지."

 
 
교수들은 이 주제에 대해 각기 자신의 학문의 관점에서 이야기들을 이어나간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인간이 있다면 지식이 방대할 것이라든지, 노화를 막는 실마리가 될 완벽한 세포재생의 발견이라든지... 하는 식이다. 그런데 존이 이 대화를 대하는 태도는 아주 진지하다. 결정적으로 교수들이 이 대화에 더 몰입하게 되는 순간은, 존이 예전에 콜럼버스와 항해한 적이 있다는 말을 하면서부터다. 
 

존이-가지고-있던-물건들.
그의 정체를 짐작해볼 수 있을만한 물건들.

 
교수들은 점점 존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유럽 지역에서 태어난 '크로마뇽인'이었다는 존은 수렵과 채집을 하던 시기의 이야기부터 그 시절의 종교와 사회에 대한 아주 그럴듯한 이야기들을 해준다. 지구를 평면으로 생각하고 살던 시기의 이야기들과 콜럼버스와의 일화, 그가 가지고 있는 석기나 활, 반고흐의 미술작품과 같은 것들은 그가 정말 긴 세월을 살아온 인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매우 흥미로운 장면들이다. 그는 삼십 대쯤이 되었을 때부터 그 모습으로 죽지 않고 계속 살고 있다고 하며, 오래 산다고 하여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남들보다 많이 주어진 시간으로 그는 170년 동안 10개의 학위를 땄다고 하는데, 그의 말처럼 다른 교수들의 질문에 막히는 대답이 하나도 없으며 소설이라 하기에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종교'에 관한 이야기.

정신과-전공인-'윌-그루버'-박사.존의-말에-충격을-받은듯한-'에디스'-교수.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예민해지는 인물들.

 

"계속 동쪽으로 갔지, '인도'까지...
운 좋게도 '부처'가 살던 시대였어."

 
이야기는 흘러, '종교'에 관한 이야기로 다다른다. 따뜻한 곳을 찾아 동쪽으로 이동하던 존은 그곳에서 '부처'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는 부처의 가르침에 큰 감명을 받았고, 그의 제자였다고 말한다. 종교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이야기가 아주 심각해진다. 종교라는 것이 인간에게는 가치관을 건드릴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존의 정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면서 정신과 의사도 한 명 초대하게 되는데, '윌 그루버'라는 박사다. 
 
 

존의-말에-귀기울이는-교수들.
존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종교 역사에서 만난 사람이 있나?...
성경 속 인물."

 
 
성경 속 인물을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존은 이야기하기를 잠시 꺼려하는데, 곧 그가 하는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그는 부처의 제자였다가 로마로 돌아와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하려는 시도를 하였다고 한다. 실제 부처의 가르침과 예수의 가르침은 여러 부분에서 통하는 부분이 많다... 사람들이 '예수'라고 부르는 성인이 바로 자신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존이다... 이 부분은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 장면들이다.
 
이 장면에서도 교수들은 각기 다른 반응들을 한다. 미술학을 전공한 '에디스' 교수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존의 이런 발언을 매우 불편해하며 충격을 받는가 하면, 다른 교수들은 이 발언을 아주 흥미롭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실제 사람들이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부정당한다거나 다른 견해를 제시받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존은 여기서 아주 인상적인 말을 하는데, 예수의 말은 부풀려진 허례허식이 많다는 말을 하며, 종교의 형식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현자가 말하는 진리 그 자체를 보라는 말을 한다... 개인적으로도 만약 실제로 예수가 지금 종교의 모습을 본다면 이런 말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되는 환송회, 그리고...

모든-말들을-지어냈다고-말하며-상황을-진정시키는-존.
급하게 상황을 진정시키는 존.

 

"소설은 끝났어요.
이제 그만하죠."

 
 
점점 이야기가 격하게 흐르자, 인물들의 눈치를 살피던 존은 상황을 진정시키려, 앞선 이야기들을 소설이라 말한다... 교수들은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야기들이 거짓이라는 사실에 대한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존이 정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외롭게 살아왔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한 번쯤은 다른 이들에게 해보고 싶었을 것 같기도 하다... 낮부터 해가 질 무렵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을 한 인물들은 존의 행운을 빌어주며 모두 돌아가는 분위기인데, 존의 조교수로 함께 지내던 '샌디'와 존의 대화를 듣게 되는 정신과 의사인 '윌'의 모습에서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
 
 

집-앞에서-대화하는-존과-샌디.
샌디와 존의 대화를 듣게 되는 윌 박사.

 

"또 무슨 재밌는 이름이 있죠?"

 
 
샌디와 존은 서로 이성적으로 호감이 있어 보이는 관계다. 샌디는 시종일관 존의 이런 말들을 의심 없이 진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모두들 집으로 가는 상황에서도 존과 이런저런 대화들을 나눈다. 샌디는 늙지 않는 존이 주기적으로 바꿨을 이름들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 있냐는 질문을 하는데, 많은 이름들 중에 '윌'을 놀라게 하는 이름이 있었다. '존 토마스 파티'라는 이름은 60년 전 보스턴에서 화학교수로 지낼 때의 존의 이름이었는데, 이는 놀랍게도 '윌'과 그의 어머니를 버리고 떠났다는, 그의 아버지였던 것... 존은 윌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윌은 충격으로 인해 지병이었던 심장병이 악화되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며 세상을 떠나게 된다... 
 
 

혼자-떠나려던-존은-'샌디'와-함께-이곳을-떠나게-된다.
'맨 프럼 어스'의 마지막 장면.

 
윌을 그렇게 떠나보내고 난 후, 존은 홀로 떠나가려고 한다. 그렇게 그는 또 태어나고 나이 들어 죽는 과정을 반복하는 인간들의 속에 섞여 그들과는 다른 특별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떠나려는 순간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사랑하는 샌디와 함께 이곳을 떠나는 것을 보여주며 작품은 마무리된다.
 
 
 

 

 

비슷한 느낌을 가진 작품

 

[완벽한 타인(Perfect Strangers)]

 

[완벽한 타인(Perfect Strangers)] - 우리는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주요 정보 감독 : 이재규 개봉일 : 2018.10.31 상영시간 : 115분 국내 누적관객수 : 약 529만 명 국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코미디/드라마 출연 :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김지수, 염정아, 송하

enigma03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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