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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셉션(Inception)] - 감독이 시나리오를 10년 동안 썼다는 영화

by 애니그마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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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인셉션'(Inception). [출처:다음영화]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 개봉일 : 2010.07.21
  • 상영시간 : 147분
  • 누적관객수 : 약 599만 명
  •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SF/액션
  •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리옹 코티야르, 톰 하디, 조셉 고든레빗, 와타나베 켄, 엘리엇 페이지 등

 

 

크리스토퍼 놀란의 '꿈'에 관한 고찰

2010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인간의 무의식이 반영되는 '꿈'이라는 소재에 관한 고찰을 담고 있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인셉션'이라는 이 작품은 놀란감독을 대표하는 작품 중에 하나가 되며, 그의 영화적 천재성을 보여준다. 대중적으로도 크게 흥행한 작품이고 영화의 작품성 또한 훌륭하다. 감독은 시나리오만 계속해서 수정하면서 10년 동안 썼다고 한다. 그만큼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를 설명하는 수많은 장치들과 설정들을, 작품을 처음 접할 때 모두 이해하기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어렵기만 한 지루한 영화가 아니다.

 

'꿈'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특성상, 환상적이고 신기한 장면들이 수도 없이 등장하며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런 점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을 압도당하게 한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접했을 때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뒤섞여 있는 장면 배치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영화를 수차례 감상하면 할수록 놀란의 기발한 상상력에 놀라게 되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코브'역을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단연 돋보이며, 코브의 아내 역을 맡은 프랑스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 '마이클 케인', '톰 하디', '조셉 고든레빗' 등, 유명배우들의 좋은 연기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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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와 인셉션을 위한 팀원들 [출처 : 다음영화]

 

'꿈'에게 인생을 빼앗겨버린 남자

주인공인 '도미닉 코브'는 '꿈 추출사'이다. 극 중 꿈 추출사라는 것은 대상의 꿈을 통해 무의식에 잠입해 산업정보와 같은 것들을 추출해 오는, 흔히 말하는 '산업스파이' 같은 종류의 직업이며, 코브는 이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다. 그는 영화 시작부에 '사이토'(와타나베 켄)라는 인물에게서 비밀을 추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사이토가 꿈이라는 것을 알아채며 실패하게 된다. 하지만 '사이토'는 코브에게 역으로 제안을 한다. 경쟁사의 대표가 병으로 곧 사망할 것 같으니, 후계자가 될 아들인 '피셔'(킬리언 머피)의 무의식에 변화를 주어 경쟁사를 분리하게끔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고, 이것을 성공하면 미국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것. 사실, 코브는 미국에 들어갈 수 없는 도망자 신세다. 과거에 코브는 아내인 멜과 일적으로도 파트너였던 것으로 보인다. 함께 꿈속을 연구하던 중, 멜이 점점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불안해했는데, 현실에 돌아왔음에도 멜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결국 아내가 꿈을 깨기 위해 하는, 스스로 죽는 행위를 '현실에서도' 하게 되고, 아내는 세상을 떠나버린다. 경찰은 아내를 살인한 용의자로 코브를 지목하게 되고 그렇게 코브는 미국에 입국하는 것이 불가능한 떠돌이 신세가 된다. 그런 코브에게 수배를 풀어준다는 것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코브는 꿈을 설계하는 팀을 모으고 피셔의 무의식에 잠입하려는 계획이 짜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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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와 멜 [출처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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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은 결국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출처 : 구글]

 

영화 인셉션은 '설명서'가 필요하다

영화 인셉션에는 놀란이 만들어놓은 설정들과 용어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영화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설명서'와도 같은 것이다. 이것들을 이해해야 영화의 전개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기본적인 용어들이다.

  • 익스트렉션(Extraction): '추출'이라는 뜻이다. 꿈속에서 타깃의 무의식 안의 정보를 가져오는 행위를 말한다.
  • 인셉션(Inception): '주입'이라는 뜻이다. 추출과 반대로, 상대의 무의식에 특정한 생각이나 사고를 집어넣는 행위를 말한다. 영화에서도 피셔에게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도록 만드는 생각의 주입을 시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영화의 제목이 '인셉션'이다.
  • 토템(Totem) : 자신이 다른 사람의 꿈속에 있는지 확인시켜 주는 물건. 극 중에서는 예로 들자면, '팽이'가 대표적이다. 코브가 팽이를 돌려서 계속 돌면 꿈이라고 판단하고, 돌다가 멈추면 현실이라고 판단한다.
  • 킥(Kick): 잠든 사람을 꿈에서 깨우기 위해 충격을 주는 행위. 극 중에서는 중간에 쉽게 꿈에서 깨지 않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데, 그러면 잘 깨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강제적으로 물에 빠뜨린다던가, 앉은 의자를 넘어뜨린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필요시에 킥을 한다.
  • 림보(Limbo): 극 중 멜과 코브가 다다른, 무의식의 가장 밑바닥의 영역이다.
  • 투사체(Projections): 꿈속의 무의식이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는 것.

모든 설정들을 다 짚으려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일단 영화스토리에서 주가 되는 피셔의 무의식에 잠입하는 작전을 살펴보면, 영화에서는 피셔의 꿈속에 잠입해서 '실제로는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가 사실은 자신을 무척 사랑했다'라는 생각을 피셔의 무의식 깊숙한 곳에 심어놓는 '인셉션'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서 피셔의 꿈속에 나타나는 '투사체'들의 이목을 끌어줄 사람, 꿈을 설계해 줄 사람, 꿈에서 깨지 않는 강력한 마취제를 제조하는 사람 등, 여러 사람을 모아 팀을 구성한다. 그리고 피셔의 무의식 깊숙한 곳까지 다다르기 위해 코브는 꿈속에서 다시 꿈속으로 여러 번 들어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이렇게 영화 속에는 여러 번의 꿈이 동시적으로 진행되는 복잡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다음 단계의 꿈으로 들어갈 때마다 바깥의 꿈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때문에 꿈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시간을 버는 효과가 생긴다. 가장 깊이 들어간 꿈에서 생각을 심고 난 다음, 역순으로 킥을 해서 현실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런 과정들은 긴장감 넘치는 첩보물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멜의 존재'인데, 코브의 무의식 속의 아내에 대한 기억은 코브가 꿈속에 들어갈 때마다 코브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악영향을 준다. 멜은 코브가 꿈 안에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방해를 하고 공격을 가하는 등, 빌런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코브의 무의식에서 계속 보이는 것을 보면 많이 사랑하긴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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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템을 확인하는 코브와 꿈 속의 멜 [출처 : 구글]

 

표현에 한계가 없는 소재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셉션의 소재를 장자의 '호접지몽'에서 착안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호접지몽은 매우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일화다. 장자가 어느 날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나비가 되었다고 한다. 꿈을 깨고 보니 너무 생생해서, '나비가 꿈에 장자가 된 것인지,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지 모르겠더라'라고 했다고 한다. 꿈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설정을 가지는 '인셉션'의 소재가 이 일화와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느끼는 부분이 정말 현실이 맞을지에 관한 철학적인 생각도 하게 만든다. 여러 부분으로 영화'매트릭스'와 비슷한 점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이렇게 실존하지 않는 꿈이라는 소재와 현실을 혼동하게 만듦으로써, 연출에 있어서 자유도가 많은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꿈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여러 꿈을 통해 여러 장르를 한 번에 보여주는 연출도 가능해진다. 그리고 90도로 접히는 도시 풍경이라던지, 도로에 갑자기 기차가 나타나는 장면이라던지, 똑같은 건물이 끝없이 늘어져 있는 신기한 풍경과도 같은 환상적인 장면 연출은 이런 자유도로 인해 생기는 모습이다. 이런 장면연출들은 다소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에 시각적인 재미를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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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장면들 [출처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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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장면들 [출처 : 구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그 장면'

개봉한 지 10년이 넘은 영화지만 아직도 여러 부분에서 이게 맞다, 저게 맞다 논란도 많고 해석도 분분한 영화가 인셉션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되는 장면이 '마지막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정말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다.
코브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결국 아이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늘 해왔듯이 토템인 팽이를 탁자 위에 돌려놓고 아이들을 보러 가며 화면에서 사라지고, 화면은 탁자 위에서 돌고 있는 팽이를 잡는다. 팽이가 쓰러질 듯 말 듯 위태위태 흔들릴 때쯤 화면이 꺼지고 영화가 끝난다.
영화의 주제의식을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아닌가 생각된다. 극 중에서 팽이는 코브가 자신이 꿈속에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장치다. 꿈인지 현실인지를 관객이 알 수 없게 함으로써, 이것마저도 꿈이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정말 인상적인 장면이다. 정말이지 놀란은 장면 연출에 있어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적인 감독이다. 이 마지막 장면을 두고 꿈이다, 현실이다, 처음부터 다 꿈이었다, 중간부터 꿈이었다 등등 뭐 말이 많은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지막 장면에서 팽이가 멈췄는가, 계속 돌고 있는가는 별로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극 중에서도 코브는 팽이를 돌려놓고 거기에 신경 쓰지 않고 보고 싶었던 아이들을 보러 가버린다. 그게 꿈이든 현실이든, 있고 싶은 곳에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뜻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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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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